(스압)국제커플의 로드트립 후기{1}
안녕! 지금까진 눈팅만 하다가 내 경험도 공유하면 좋을 것 같아 글도 한 번 써보려 해
이번 글은 재작년에 미국으로 여자친구를 보러 가서 같이 여행 갔다 온 후기글이야
늦은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Better late than never이란 말도 있으니까 지금이라도 써 볼게
소개부터하자면 나랑 여자친구는 2022년 말에 헬로우톡이라는 언어 교환 앱에서 처음 만났어
아버지께서 멕시코에서 사업체를 운영하시느라 몇 년 째 못 뵌 상태였어서 내가 아버지 뵐 겸 한 번 멕시코를 방문할 계획이었어
그래서 스페인어를 배울 목적으로 헬로우톡을 사용하게 됐고 그 때 운이 좋아서 현재 여자친구를 처음 알게 됐어
미국 방문 전까진 친구 사이였는데 문자랑 전화가 점점 잦아지고 여친한테 호감이 많이 생겨서 내가 먼저 대담하게 미국 방문을 제안했고 여친 집에서 묵게 해준다는 승낙을 받아내서 결국 2023년 가을에 여친 집을 방문하게 됐어
미국행 비행기에서 지루한 14시간을 버틴 이후에 미국 공항에 착륙을 했어
여친이 그 당시에 공항 내에서 알바를 했었어서 게이트 앞까지 마중 나온다고 했거든
그래서 부푼 마음으로 비행기를 빠져나와서 게이트 앞으로 나왔어
그렇게 게이트로 나왔는데 바로 앞에 여자애가 한 명 있었어
여기서 난 멘붕이 왔어
왜냐하면 그 여자애가 그 당시에 여친이랑 교환했었던 사진이랑 하나도 안 닮은 거야 사실 안 닮기만 한 거면 괜찮은데 외모가 진짜 지하를 뚫고 무저갱 수준으로 처참해서 정말 당황했어
당연히 사진 보정 개같이 떡칠한 건 줄 알고 매우 열받은 상태였는데 다른 쪽에서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는 거야
알고 보니까 다행히도 그 사람은 그냥 모르는 사람이었고 여자친구는 화장실 갔다 온 거였어
매우 다행스럽게도 내가 알던 원래 그 얼굴이 나와서 이전에도 예쁘다고 생각했지만 상대적 보정 효과가 세게 들어가서 첫 인상은 ㄹㅇ 선녀급이었어
그 날은 밤이 늦어서 차타고 걔네 집으로 일단 가서 게스트룸에서 묵었고 다음 날 일어나서 같이 도시 투어를 갔어
관광지로 유명한 도시는 아니라서 놀거리는 딱히 없었지만 그 때는 여자친구 옆에 있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서 매우 만족했던 기억이 있네
그리고 그 날 여친도 본인이 사는 도시가 얼마나 노잼인지 자각을 했는지 로드트립을 제안했어
난 로드트립이란 걸 딱히 해본적이 없었지만 여친이랑 여행 간다는 건 언제나 쌍수들고 환영이니까 무조건 오케이했지
그리고 여자친구가 어떻게 부모님을 설득했고 그렇게 뉴욕과 DC로 로드트립을 떠나게 됐어
(버지니아는 지나쳐버림ㅋㅋ)
여행길에 나선 그 날 무려 네 개 주를 지나 장장 13시간을 운전해서 뉴저지에 도착했어
나는 운전면허가 없어서 미안하지만 여친이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혼자 운전했어ㅋㅋ
둘 다 너무 기진맥진한 상태로 여행 직전에 부킹한 반지하 에어비앤비에 들어갔는데 문 열자마자 에구머니나 곱등이가 두 마리나 나오는 거야
바로 고나우처럼 비명지르고 도망갔는데 다시 방에 들어갈 엄두가 안 나는 거야
진짜 거짓말 안 치고 5cm 넘어보였어
여친이 뭐라도 좀 해보라고 하는데 한국에서도 바퀴벌레 한 마리 못 잡는 내가 과연 아메리칸 사이즈 곱등이 앞에서 뭘 할 수 있을까 생각했지만
여기서 물러서면 여친 앞에서 내 체면 다 구기고 사귀는 건 영원히 물 건너갈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어쩔수없이 천천히 계단을 내려갔어
계단을 한 발자국씩 내딛을 때마다 심장이 철렁하면서 수명이 -1 되는 느낌이었지만 사면초가 상태라 마른 침을 삼키고 계속 내려갔어
결국 거의 맨 마지막까지 내려왔는데 곱등이 이 십년이 내 발목에 착지한 거야 이ㅅㅂ
진짜 강아지 본 강형욱처럼 역동적으로 탭댄스추면서 허겁지겁 뛰어올라왔는데 너무 놀라는 바람에 눈 앞이 흐려진 채로 뛰느라 앞을 못 봐서 여친이랑 부딪혔어
여친이 나한테 실망한 느낌이 역력했기 때문에 이건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란 걸 잘 알고 있었지만 말이 헛나와서 ”지금은 밤이라 보이질 않네. 내일 아침에 다시 해볼게. 오늘은 차에서 자자“라고 해버린 거야
일단 그 날은 여친 차에서 난 조수석 여친은 뒷좌석에서 자게 됐지
분명 자야 하는데 곱등이를 어떻게 잡아야 하나, 연가시 나오면 어떡하나, 집 내부에 곱등이 더 있는 건 아닌가하는 좌불안석 걱정 속에서 잠 못 이루게 됐고
매우 피곤한 상태로 결국 아침이 돼버렸어
이젠 물러날 곳이 없었기 때문에 정말 정말 두려웠지만 터벅터벅 계단을 내려갔어
다행히 전날 다 도망간 건지 계단에는 곱등이가 안 보였어
이제 문을 열어야 하는데 열쇠만 꽂아넣은 채로 식은땀이 줄줄 흐르기 시작했어
벌벌 손이 떨리는 상태에서 마침내 ‘철컥!‘ 열쇠를 돌렸고 문을 열었어
방 안은 반지하라 그런지 아침인데도 꽤 어두웠어
문 옆에 스위치를 눌러 불을 켰는데 다행히도 곱등이는 전혀 보이지 않았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여자친구를 불러 짐을 풀었어
그렇게 짐을 태평한 마음으로 느긋하게 풀고 다시 차에 올라탔어
첫번째 행선지는 브루클린에 있는 여자친구의 이모집이었어
여자친구가 이모님을 뵌지 5년도 더 됐기도 해서 한 번 뵙고 싶다고 미리 내게 언질을 준 상태라 많이 어색하긴 했지만 방법이 없었어
꽤나 긴장한 상태로 여친 이모를 처음 뵙게 됐는데 생각보다 되게 상냥하셔서 금방 긴장은 풀어졌고 같이 점심 먹고 4시 좀 넘어서 이모집을 나섰어
다음 행선지는 타임스퀘어였지만 맨해튼은 도로가 워낙 좁고 죄다 일방통행이라 운전이 매우 불편해서 주변에 있는 주차장에 주차하고 지하철로 가게 됐어
지하철역은 진짜 상상 이상으로 더럽더라
생쥐가 역내에 여러마리 돌아다는 거 보고 식겁했다
그 처참한 위생을 견뎌서 W36st에 딱 내렸는데 엄청 감동 받았다
고층 빌딩이 즐비한데 서울나 도쿄랑은 다른 느낌으로 정말 아름답다고 느꼈어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배가 너무 고파서 Chick-fil-a 들어가서 치킨 샌드위치 하나씩 때리고 다시 타임스퀘어로 향했어
타임스퀘어를 향해 걷고 있는데 옆에 공원이 너무 낯익은 거야
지도를 보니까 그 유명한 브라이언트 파크인 거 있지 뭐야
하지만 운이 안 좋게도 그 당시에는 노점상이라든가 마켓같은게 없었어
그래서 뭘 먹진 못 했고 그냥 인증샷만 찍고 다시 타임스퀘어로 향했어
드디어 타임스퀘어에 도착했어!
정말 그 형형색색 광고들로 뒤덮여진 건물들은 장관이었어
너무 멋있어서 파노라마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내 아이폰이 삐꾸인지 내가 똥손인지 사진이 별로 안 예쁘게 나오더라
한 10분 정도 그렇게 경탄하며 서있었는데 그 쯤 되니까 인형탈과 흑인 앨범 팔이분들의 무수한 악수 요청이 쏟아지더라
유튜브에서 예전에 뉴욕 강매 관련 영상을 본 적이 있어서 여자친구 손 잡고 브라이언트 파크 쪽으로 튀었어
다행히 돈 하나도 안 뜯기고 무사히 지하철 타고 차 타서 숙소로 복귀했어
이 날 꽤 많이 걸었어서 몸이 많이 피곤한 상태였어
그래서 빨리 침대에 누워 쉬려고 숙소 문을 열고 성큼 들어가서 불을 탁 키자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지기 시작하는데…
(계속)
출처: 국제커플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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