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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지 비석 세우던 60대 직원, 비석에 깔려 숨져

디패스트

혼자 기울어진 비석 바로잡으려다 사고

충북 청주시의 한 공원묘지에서 비석을 설치하던 60대 관리 직원이 비석에 깔려 숨지는 참변을 당했다.

6일 소방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42분쯤 청주시 서원구 남이면 한 공원묘지에서 묘지 비석을 설치하던 60대 남성 A 씨가 비석에 깔렸다.

소방 당국은 현장에 함께 있던 비석 설치 의뢰자의 신고로 출동했다. 현장에 도착한 소방은 A 씨를 병원으로 이송했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공원묘지 관리 직원인 A 씨는 홀로 기울어진 비석을 세우는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비석은 일반인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무겁고 다루기 까다로운 구조물이다. 화강암 재질의 묘비는 소형이라도 100~150kg에 달하고, 중·대형은 300kg을 넘기 일쑤다. 받침돌(대석)과 비신(비석 본체)을 합산하면 500kg을 웃도는 경우도 있다.

형태 자체도 위험 요소다. 세로로 긴 직사각형 구조여서 무게중심이 높고, 조금만 균형이 흐트러져도 순식간에 한쪽으로 쏠린다. 설치 중이거나 기울어진 비석을 바로잡는 작업이 특히 위험한 이유다.

무게를 버티다 손을 놓치는 순간 옆이나 앞으로 쓰러지며 작업자를 덮칠 수 있고, 대응할 시간적 여유도 거의 없다.

특히 묘지 작업 현장은 경사진 흙바닥이나 잔디면이 많아 장비와 작업자의 발이 쉽게 밀릴 수 있다. 비석이 한 번 중심을 잃으면 제어가 사실상 어려워, 작은 방심도 치명적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비석 관련 작업을 절대로 혼자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비석을 세우거나 위치를 바로잡을 때는 최소 2인 이상이 호흡을 맞춰야 하고, 중형 이상의 비석은 소형 크레인이나 체인블록 등 장비를 활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작업 전 지반 상태 확인, 미끄럼 방지를 위한 받침목 설치도 기본 안전수칙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이런 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소규모 공원묘지일수록 관리 인력이 부족하고, 단순 비석 교정 작업은 ‘잠깐이면 되는 일’로 여겨 혼자 처리하는 사례가 많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이번 사고 역시 안전 불감증이 빚은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온다.

비석 관련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국내에서도 설치·보수 작업 중 작업자가 깔리거나 손발이 끼이는 사고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낡은 비석이 묘지 방문객 쪽으로 쓰러져 사상자가 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비석 설치는 중량물 취급 작업에 해당해 사업주는 작업 계획 수립, 신호수 배치, 보조 장비 제공 등의 의무를 진다.

그러나 공원묘지 관련 사업장은 대부분 영세해 법적 의무 이행에 대한 감독이 상대적으로 허술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공원묘지 작업자 상당수가 고령이라는 점도 위험을 키우는 요인이다. 근력과 순발력이 저하된 고령 노동자일수록 갑작스러운 무게 쏠림에 대처하기 어렵고, 사고 발생 시 부상 정도도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공원묘지 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정기 안전 교육 의무화와 함께, 고령 작업자의 1인 중량물 취급을 제한하는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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