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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곤이 결혼할 수 있었던 이유 甲

이슈야

 

반지의 제왕에서 등장하는 서브플롯 중 하나인
 
아라곤과 아르웬의 로맨스
 
 
 
원작보다 영화에서 더 비중 있게 다뤄진 이 서사는
 
(원작에서 이 로맨스는 본편에선 하나도 안 나오고 부록에서 제대로 다룬다)
 
저 서사의 뒷이야기를 알면 더 흥미진진하다.
 
 
 
 
 
 
 

“위대하고 고귀하신 군주 엘론드여.

제가 감히 청할 부탁이 있습니다.”

“뭘 그렇게 어색하게 말을 거는가 아라곤.

자네는 나의 양아들이었지 않은가.

말 편하게 놓아도 돼.”

“아 그럼 님 따님이랑 저 사귀고 있는데 결혼해도 됨?”

“선을 넘으라고는 안했다 개십색기야.

네 아버지 죽고 네 엄마가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너를 데리고 왔을 때

난 네 어머니도 지켜줬고 너를 아들처럼 아꼈다.

그런데 이젠 내 딸을 도둑질하려고 해?”

“엄연히 말하면 따님분께서 저보다 2000살은 훌쩍 넘어가니까

그런 관점에선 따님이 저를 도둑질한 거죠.”

“말은 잘하는구나. 건방진 놈이.

그럼 네 혈통이 그녀보다 딸린다는 것도 알고 있겠지.

괜히 분수 모르고 나대지 말거라 아들아.”

“그거 좀 자뻑처럼 들리긴 하는데 부정할 수는 없네요.

제가 왕족이라 해도 고작 인간일 뿐이고 이미 몰락한 왕족이니까.

그런데 혈통이 딸린다 하더라도 사실 저희는 머나먼 친척 사이 아닙니까.

제 먼 조상님이 님 동생이었다면서요.

그렇게 보면 꼭 혈통 따질 필요는 없죠.”

“네 논리를 보니 내가 가정 교육 하나는 잘했구나 싶다.

지나치게 잘한 듯해.

그러면 우리 좀 디테일하게 들어가 보자.

우리 요정은 불멸자고 넌 필멸자다.

하지만 내 딸은 나처럼 반요정의 혈통을 가지고 있으니

너와 함께하기 위해 인간의 운명을 택할 수도 있겠지.”

“제 조상님인 당신 동생 엘로스도

원래는 요정이었는데 인간이 되어서 누메노르 왕조를 열었다죠.

반요정은 참 편하네요.”

“그런데 시발 걔가 필멸자가 돼서 죽으면

걔 아버지인 나는 그 아이를 다시는 볼 수 없는 거야.

우리 요정은 절대 이 세상을 떠날 수 없으니까.

그리고 인간의 길을 택한 그녀도 원래는 요정이었으니

너보다 훨씬 오래 살겠지.

너가 죽은 뒤 오랫동안 고통받다가 죽을 거야.

이래도 결혼할 거냐?

시발 진짜 이걸 다 알면서도 결혼할 거냐고.

진짜 내 마음을 찢고 싶으냐 아라곤.”

 

“라고 하시는데 나도 솔직히 그건 좀 그렇더라고.”

“난 다 괜찮음 ㅇㅇ.”

(딥빡)

“… 그래 딸이 원한다면 나도 어쩔 수 없구나.”

 

“좋다. 단 한 가지 조건을 달성한다면

내 딸과의 혼인을 허락해주마.”

“정말 감사합니다 장인 어르신.

어렸을 땐 아빠라고 부르다가 이젠 장인이라고 하니 뭔가 좀 거시기하네요.”

“걍 사우론 몰락시키고 네가 다시 곤도르 왕 되면 결혼 허락함.

쉬운거 ㅇㅈ?”

“선 넘네.”

“이 모든 로맨스 스토리도 사실 옛날이야기의 재탕인데

그 이야기 들으면 너도 납득할 거다.

내 증조할머니이자 너의 조상님인 요정 루시엔도

인간 영웅 베렌과 꽁냥꽁냥 썸을 타고 있었지.”

 

 

 

“당연히 루시엔의 아버지 싱골은 베렌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

평생 너를 아껴준 나도 지금 니 행동이 마음에 안 드는데 어련하겠니.

그리고 싱골도 그 결혼을 허락해주는 대신 한 가지 조건을 달았다.”

“베렌 그 새끼한테 왕이 되라고 하디요?”

“바로 그 유명한 보석 실마릴을 가져오라고 한 거였지.”

 
 
 

“왕이 되는 것보단 쉬워 보이는데요.”

“최초의 마왕이자 사우론의 옛 상관이었던

모르고스의 왕관에 박혀있는 실마릴을.”

“곤도르의 왕이 되도록 힘껏 노력하겠습니다 어르신.”

 

결과는 다들 아시다시피 반지원정이 성공하고 사우론이 몰락한 뒤

아라곤이 곤도르로 돌아와 왕위를 되찾는 데 성공하고

아르웬은 마침내 아라곤과 맺어졌다.

세계를 구하는 이 원정은 사실 위대한 사랑을 이루는 모험이기도 했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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