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박테리아가 가진 자폭 스위치: Abi System

디시인사이드
3fb8c32fffd711ab6fb8d38a4680736ecbec7d7a8309e77de99ec74cca166e66ccfd33fc9430ff2c7e
-빨간색으로 표시된 파지감염의 각 단계별 박테리아의 방어 체계.
부착 방지, 진입 차단, 파지유전자 절단, 조립 방해 등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파지 감염을 인지한 박테리아는 방어 시스템을 작동시킨다

아예 부착 단계에서부터 외피나 통로를 변형시켜 버리거나,

제한효소와 같이 진입한 파지 유전자를 절단하는 시스템이 있는가 하면,

세포 내 조립을 방해하는 등 다양한 파지 방어 기작이 존재한다

파지 또한 박테리아에게 인식되는 부위를 삭제하거나 변형된 통로에 맞게 다시 자신을 변형하는 식으로 진화한다 [1]
이상은 파지 진입 초중기에 박테리아 자신을 살리면서 파지를 격퇴하는 방식인데, 결국 파지가 모든 방어를 돌파하고 복제 주기가 완성에 가까워지면 박테리아는 최후의 대응책을 발동한다
바로 ​불발감염 시스템Abortive infection (Abi)​이다 [2]
3fb8c32fffd711ab6fb8d38a4780736ee492415ebfc3926628e09b172ea0aa9c20ea7a367398e4d342
-Abi가 가동되지 않아 군집 전체가 감염되는 모델(위)과 Abi가 작동해 군집 대부분이 살아남는 모델(아래)
Abi란 간단히 말해 자폭 스위치라고 할 수 있다

감염 말기에 이르러 방어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박테리아는 스스로의 세포막을 분해하거나,

파지와 자신의 유전물질을 무차별적으로 절단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사멸(또는 가사 상태 돌입)한다

개체로서의 박테리아는 죽지만, 파지 또한 미완성이기 때문에 주변의 다른 동일 유전자 박테리아 군집을 감염시킬 수 없다

넓게 보면 박테리아의 판정승인 셈이다
28b9d932da836ff53ded84e747847264d148f0e12d1527672175b1b57ac87b635d
-TA시스템의 간략화 모델
Abi는 ​TA 시스템(Toxin-Antitoxin system, 독소-항독소)​의 방식으로 발현된다 [3]

박테리아는 안정한 ​독소 단백질(Toxin)​과 그와 결합해 무력화하는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항독소 물질(Antitoxin)​을 동시에 생산하는데, 평소에는 두 산물이 맞물려 상쇄되기 때문에 독성이 발현되지 않는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침입해 세포 내 환경이 변화하면 ​항독소 물질 분해효소​로 인해 안정성이 떨어지는 항독소 물질이 분해되고, 독소 단백질이 활성화될 수 있게 된다​
(※TA시스템은 I-VI의 6가지 종류가 있으며 독소-항독소 물질의 결합이라는 기본 원리는 같음

독소 물질이 단백질인 것은 모두 동일하며, 각 유형별 차이는 항독소 물질의 성분에 따라 구분됨)
3fb8c32fffd711ab6fb8d38a45fa2d318d93fd49b708f26d0a7896267dff3428f1f3c6ff44db
Abi는 고균을 포함한 대부분의 원핵생물들이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으며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이기에 최초로 발생한 면역체계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이렇게 확실한 자폭 스위치가 있는데도 아직까지 파지들이 복제되고 박테리아를 감염시킬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파지 입장에서도 대응법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자폭스위치가 있다면 못 누르게 하면 된다
79e58975b58507f7519ad88a47ee023489c410da0bc05410fc4efa9bdf21da8ace4bd6d4d357
-(A)독소와 항독소 단백질이 결합해 상쇄되는 일반적인 상태

(B)다른 파지 감염시 항독소 물질이 분해되어, 정상적인 Abi발현으로 파지 복제가 억제됨

(C)T4파지 감염시 항독소 유사 단백질인 dmd를 인코딩해 Abi가 무력화됨
일부 대장균은 독소 단백질로 ​RnlA​ 라는 RNA 분해 효소를, 항독소로 ​RnlB​ ​단백질을 Abi용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이 대장균을 숙주로 삼는 파지 T4는 RnlB 유사체를 인코딩할 수 있는 ​dmd​ 유전자를 가지고 있어 독소 단백질과 결합해 무력화할 수 있다​

그렇게 파지는 Abi를 정지시키고 정상적으로 복제를 마친 후 세포를 빠져나가며 주변의 대장균 군집을 감염시킬 수 있다
28b9d932da836ff53ded87e24f86766fd9fa2b58626dba8cefb0e250309ce57c9b
-A. ClpP가 항독소 물질을 분해​하여 Abi가 활성화됨

B. 람다파지의 rexB 단백질이 ClpP를 차단해 Abi가 활성화되지 않음
위에서 보았듯 항독소 물질이 분해되는 것은 분해 효소의 효과인데, 이 쪽을 건드리는 경우도 있다

람다파지는 분해효소 ​​ClpP 를 차단하는 RexB​ 단백질을 인코딩해 항독소 물질이 분해되는 것 자체를 막는다 [4]
3fb8c32fffd711ab6fb8d38a4080736ec2a1157ec42907c304d86f2f0177a791990a2d9d33c2853464
-최근 발견된 새로운 Abi시스템인 CBASS모델

​파지 감지 단백질(노랑)​이 ​파지를 감지​하면(청록)​ ​AMP 분자들(보라, ​자홍​)​을 고리형으로 가공해 Abi를 ​동시작동 및 가속화(빨강)​한다
이것에 대한 박테리아의 맞대응도 더욱 정교해졌다

​CBASS시스템(cyclic-oligonucleotide-based anti-phage signaling system)​은 파지를 감지할 시 세포 내부에 있던 뉴클레오타이드 분자​(AMP)​들을 고리형으로 가공하는데,

가공된 뉴클레오타이드​(cGAMP)​는 여러 abi시스템을 동시다발적으로 작동시키고 가속화하는 메신저 역할을 수행해 파지의 대응보다 빠르게 사멸에 도달하게 한다[2]
3fb8c32fffd711ab6fb8d38a4180736e57e6e9eed544efa96d831674195d11a4e5a5fa86a4c682aa6c
-CBASS를 무력화하는 파지의 전략
그러나 파지는 CBASS조차 무력화하는 단백질들을 인코딩하도록 진화해 나갔다

파지가 인코딩한 효소 ​Acb1은 고리형으로 가공된 뉴클레오타이드를 가수분해해 선형으로 펼쳐 버리며 무력화해 사멸 가속화를 차단한다

또한 ​Acb2는 cGAMP가 전달되지 못하게 흡착해 버리는 등 여러 방식으로 CBASS를 방해한다

이에 박테리아는 CBASS 무력화 유전자를 가진 파지를 가장 민감하게 감지하도록 진화했는데, 역으로 파지는 해당 유전자를 도로 삭제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감지를 피하기도 한다 [5]
3fb8c32fffd711ab6fb8d38a4e80736e7402ac0ed5fd3e9d3942c2fb844a1f629c333714d38f0785cf
-사멸하지 않고 가사 상태로 들어가는 세포
한편 Abi 시스템은 대부분이 세포 사멸로 이어진다고 간주되었으나, 실제로는 가사 상태에 돌입할 뿐 실제 사멸 단계로 진행되는 경우는 적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6]

많은 미생물학자들이 단순히 세포 내에서 독성이 발현되고 불완전한 바이러스가 관찰되기만 하면 섣불리 세포 사멸이라고 결론짓는 경우가 많았으나 실제로는 가사 상태일 수 있다는 내용이다

파지의 복제 속도는 숙주의 활성도가 큰 영향을 끼치는 만큼 가사 상태에 들어가면 복제는 느려지고, 그 틈을 이용해 면역체계를 재가동하고 파지를 격퇴한다는 것이다

이 주장은 파지와 함께 사멸한 줄 알았던 박테리아에 영양분을 공급해 주자 다시 소생하는 경우가 있다는 점에서 나왔다
28b9d932da836ff53ded87ed41857369562a850b7a921430cecf3f566ea1b3aa2d
-대장균에 감염을 시도하는 파지. 아직 유전물질을 주입하지 않아 머리 부분이 가득 차 있다
미생물학자들은 이런 바이러스와 생물 간의 공방을 ‘군비 경쟁’ 이란 적절한 명칭으로 비유한다

상대를 죽이고 살아남기 위해 수십억 년 동안 이어지는 보이지 않는 대전쟁인 셈이다

이 대전쟁은 지금도 멀게는 외딴 바다 속에서, 가깝게는 지금 우리의 손바닥 위에서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1. Seed, Kimberley D. “Battling Phages: How Bacteria Defend against Viral Attack.” PLoS pathogens vol. 11,6 e1004847. 11 Jun. 2015

2. Lopatina, Anna et al. “Abortive Infection: Bacterial Suicide as an Antiviral Immune Strategy.” Annual review of virology vol. 7,1 (2020): 371-384.

3. Leplae, Raphaël et al. “Diversity of bacterial type II toxin-antitoxin systems: a comprehensive search and functional analysis of novel families.” Nucleic acids research vol. 39,13 (2011): 5513-25.

4. Gao, Zhengyu, and Yue Feng. “Bacteriophage strategies for overcoming host antiviral immunity.” Frontiers in microbiology vol. 14 1211793. 8 Jun. 2023,

5. Wang, Lan, and Leiliang Zhang. “The arms race between bacteria CBASS and bacteriophages.” Frontiers in immunology vol. 14 1224341. 28 Jul. 2023,

6. Fernández-García, Laura, and Thomas K Wood. “Phage-Defense Systems Are Unlikely to Cause Cell Suicide.” Viruses vol. 15,9 1795. 24 Aug. 2023

출처: 싱글벙글 지구촌 갤러리 [원본 보기]

댓글0

댓글0

300

당신을 위한 인기글

  • 4년 뒤에 곧 출소해 사회로 나온다는 인천 초등학생 살해 가해자 정체
  • “자페아 처럼 포즈 취해달라” 무례한 기자 요구에 조승우가 노려보며 한말
  • 외박 나온 군인 2명, 고등학생들에 폭행 당하자…사단장의 무서운 복수
  • 오은영, 공부 1등 초등학교 3학년 영재에게 자폐 진단 내려…’파장’
  • 27억 사기로 털리자 결국 1,000억으로 복수한 유명 연예인
  • 유재석 사회, 김범수가 축가 부르는 14년만에 결혼식 올리는 연예인
  • 북한에 살림하는 남편 등장…페미 열풍이 불고있는 북한 근황
  • 한국 유조선 싹다 전면 통과…이란이 한국에 바짝 엎드린 진짜 이유
  • 김정일이 박근혜에게 육영수 여사 피격에 대해 사과?…’잘못된 정보’
  • 영화속 장면 같아 난리난 정치인과 아나운서의 충격적인 실제 불륜 장면

당신을 위한 인기글

  • 4년 뒤에 곧 출소해 사회로 나온다는 인천 초등학생 살해 가해자 정체
  • “자페아 처럼 포즈 취해달라” 무례한 기자 요구에 조승우가 노려보며 한말
  • 외박 나온 군인 2명, 고등학생들에 폭행 당하자…사단장의 무서운 복수
  • 오은영, 공부 1등 초등학교 3학년 영재에게 자폐 진단 내려…’파장’
  • 27억 사기로 털리자 결국 1,000억으로 복수한 유명 연예인
  • 유재석 사회, 김범수가 축가 부르는 14년만에 결혼식 올리는 연예인
  • 북한에 살림하는 남편 등장…페미 열풍이 불고있는 북한 근황
  • 한국 유조선 싹다 전면 통과…이란이 한국에 바짝 엎드린 진짜 이유
  • 김정일이 박근혜에게 육영수 여사 피격에 대해 사과?…’잘못된 정보’
  • 영화속 장면 같아 난리난 정치인과 아나운서의 충격적인 실제 불륜 장면

추천 뉴스

  • 1
    현재 무작정 돈 많이 모으려 한다는 톱배우 정체와 납득이 가는 이유

    연예 

  • 2
    ‘역사 왜곡’ 논란에… 한국사 강사도 ‘분노’

    연예 

  • 3
    李, 조용히 증명… 2주 연속 ‘상승’

    연예 

  • 4
    장윤정 父, 극단적 시도… “밤새 울어”

    연예 

  • 5
    ‘딸바보’ 이경규, “사위 격하게 반대”… 발언 파장

    연예 

지금 뜨는 뉴스

  • 1
    위독한 상황 속… 박성광, ♥이솔이 챙겼다

    연예 

  • 2
    심수봉 지지 유명 연예인 나왔는데…호재라고 볼수 없는 인물 정체 ‘씁쓸’

    연예 

  • 3
    임영웅, ‘술자리 영상’ 확산 中… 일파만파

    연예 

  • 4
    노현정, 현대家 시집가더니… “766억 기업 최대주주 아들”

    연예 

  • 5
    ’68세’ 임백천, ”컨디션 악화→수척해진 얼굴”… 갑작스런 소식

    연예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