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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문)노스포) NORCO 리뷰

디시인사이드

혼란스러운 슝더슝 2 갤러리에 지금 이걸 쓰는게 좋은 생각인지는 모르겠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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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클리어를 했기 때문에 감상이 날아가기전에 리뷰를 쓰기로함

일단 이 NORCO를 어떻게 알게 됐느냐… 하면 

게임 디깅을 좀 하면서 알게된 바로는

동시대 어드벤쳐 게임 중에서 가장 호평받는 게임이 Pentiment랑 이 NORCO인거 같더라고

마침 5천원으로 할인중이길래 사서 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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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NORCO가 뭐하는 게임이냐

블루 프린스 배급사인 Raw Fury에서 배급한 게임이고

게임 설명을 읽어보면 ‘남부 고딕’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쳐’라고 설명되어 있음

이 ‘남부 고딕’은 소설의 장르 이름인데

황량한 남부 교외지를 배경으로 하고,

시골을 주로 목가적인 이미지로 다루는 일반적인 소설과는 다르게 그 속의 인간의 야만과 광기와 같은 소재를 다루는 다소 괴기한 느낌의 소설이라고 함

리뷰한 사람들 말로는 그 중에서도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과 느낌이 비슷하다던데 안읽어봐서 잘 모르겠네

아무튼 이제 그 남부에 해당하는 그 지역이 어디냐

배경은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 주에 있는 쇠락한 공업 도시 Norco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

주인공은 고향과 가족한테 질려서 모든 연락을 끊고 Norco를 떠나 방황하다가

어지저찌 연락이 닿은 남동생의 연락을 받아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에 돌아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됨

그런데 집에 와보니 남동생은 어디갔는지 모르겠고, 어머니의 죽음에도 미심쩍은 부분들이 많아

남동생을 찾아,  어머니의 죽음의 진상을 찾아 고향 도시 Norco 여기저기를 탐험하며 사건의 진상을 알아간다는

일종의 미스테리 장르의 이야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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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결론적으로 이 게임이 남에게 추천할만하냐고 물어보면

정답은 무조건 아니요임….

근데 그건 게임이 별로여서가 아니고 게임이 여러모로 진입장벽이 높아서임

개인적인 감상은 특히 스토리만 따지고 보면 살면서 해본 겜 중에 적어도 세 손가락안에 들정도로 진짜 미쳣음

근데 왜 추천을 안하느냐

일단 이 게임은 예술충 게임들 중에서도 빡센 정도가 독보적임

이 소위 예술영화라던지 순문학이라는 것들을 기피하는 건

물론 비대한 자아를 가진 예술가들이 난해한 결과물을 싸지르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서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일반적인 상업영화에서 호쾌한 영웅주의나 낭만적이고 이상화된 모습들을 다루는 것과 달리

인간의 본성, 인간의 실존, 종교와 철학, 강한 로컬리티, 지루하고 현실적인 삶의 모습 등

썩 유쾌하지 않고 거북하고 불편한 주제들을 정면으로 많이 다루기 때문임

NORCO도 그런 종류의 이야기임. 종교와 구원의 문제, 늙어가는 가족과 고향에 대한 애증, 물질주의에 대한 비판 등

현실의 지리한 삶에 밀접한 연관이 있는 주제들을 다루고 있음

다만 SF와 판타지 요소를 도입해서 환상성을 좀 가미한 형태로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예술충 주제를 싫어해도 그런 부분은 꽤나 흥미롭게 다가올 수 있을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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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게임은 전체적으로 텍스트가 굉장히 문학적임

단순히 글이 많아서 문학같다는게 아니고, 일단 첫째로 문장을 기술하는 방식이 되게 문학적임

전체적으로 20세기 미국 문학스러운 문체를 사용하는데, 이게 특징이 뭐냐면 화려하고 압축적인 짧은 문장을 와다다 쏟아내는 방식으로 주로 묘사를 함

그래서 문장의 수준만 놓고 보면 게임치곤 잘썼다 수준이 아니라 정말로 소설가가 썼다는 느낌이 팍팍 듦. 필력만 보면 디스코 엘리시움이 범부로 보일정도

다만 일반적인 산문의 느낌도 아니고, 인물이 나오는 장면은 일반적인 대화 스크립트처럼 나오기 때문에

내면 묘사는 많지 않고, 대신 중간 중간에 끼어드는 서술과 묘사들에서 이런 문장들이 마구 튀어나오다보니 심상을 적극 활용하는 시적인 느낌이 강함

정말 살면서 처음들어보는 온갖 격식체 단어들이 마구 나옴. 자막 없어도 미드 볼 수 있다하는 수준이라도 계속 사전을 뒤적거려야할거임.

거기다 시발 루이지애나가 프랑스어권인 역사가 있다보니, 가끔 프랑스어 단어까지 튀어나오는 더 골때리는 경우까지 생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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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둘째로, 소재를 다루는 ‘방식’이 문학적임

일반적으로 만화나 영화 같은경우에는 에피소드 내내 혹은 작품 전체 내내 특정한 주제와 소재에 집중해서 이야기를 전개해나가는 것이 일반적인 반면

얘는 소설처럼 다양한 소재들이 여기저기 비산해있고, 그 이야기들이 멋대로 가지를 뻗어나가다가 갑자기 스토리에 엉뚱한 비중과 흐름을 차지하곤 함

시점 전환도 꽤나 이루어져서 현재의 주인공과 과거의 주인공이 교차하고, 갑자기 극중극의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전개한다던가,

사물에 대한 설명에서 갑자기 미래의 이야기가 제시된다던가 하는 등 게임 텍스트 전개가 시점을 가끔씩 이탈하기도 함

다만 완전히 정신없이 난잡하게 퍼져서 이야기를 의도적으로 흐뜨리는 방식은 아니고

어느 순간 소재들이 같은 하나의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어느정도 일관된 감상을 유지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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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게임에서 중요한 장르적인 부분이 바로 ‘미스테리’임

결국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의문스러운 이야기들을 파헤치는 것이 주인공의 주된 목표 중 하나니까

나는 미스테리 장르를 좋아하는데, 미스테리 장르는 크게 두가지 방식이 있다고 봄

하나는 결국 마지막에 모든 비밀이 풀리면서 깔끔하게 마무리 되는 형식이고

다른 하나는 어떤 정서에는 도달하게 되지만 결국 많은 미스테리가 풀리지 않은 채 끝나는 방식임

NORCO는 여기서 후자에 가까움

여러 비밀이 전개되면서도 어느 순간에 하나로 모이는 거 같지만, 결국 많은 것들이 시원스럽게 풀리진 않고 끝나게 될거임

그래서 미스테리한거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좋아하겠지만, 고구마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별로일거임

게임에서는 비슷한게 잘 생각이 안나고 소설은 잘 안읽고, 그나마 본게 영화라서 비슷한 영화를 얘기해주자면

미스테리들이 일종의 음모론적 성격을 띄고 있고 그게 겹겹히 쏟아지며 내러티브를 어지럽힌다는점에서 인히어런트 바이스가,

많은 미스테리들이 제시되지만 큰 줄기말고는 결국 많은 걸 의문으로 남긴다는 점에서 린치 영화가 좀 생각이 났음

얘네와 완전히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정리하자면 미국의 포스트모던한 작품들과 비슷하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거 같음

근데 내가 미스테리 좋아한다고 쳐도 솔직히 불만이 없진 않음.

마지막 3막의 내용이 좀 과하게 불친절한 느낌이고, 소재 활용이나 전개면에서 급발진하거나 과한 부분이 없진 않았던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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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위에까지는 이 게임의 소설적인 부분들을 설명했지만

좀 더 게임 장르적인 부분을 설명하자면

어드벤쳐로써의 완성도와 난이도도 적절하다고 생각함

심한 억까를 가지고 말도 안되는 창의성을 요구하던 고전적인 어드벤쳐 게임들과는 달리

힌트도 넉넉하게 주고 그렇게 어렵진 않지만 어느정도 세계관과 장소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한 퍼즐들을 제시해주고 있음

그렇다고 막 대화문 고르는 게 주인 비주얼 노벨과 같은 방식은 아니고 (애초에 대화 선택지 자체는 의미없는 수준)

스토리를 따라가며 장소에서 힌트와 아이템을 뒤지고 퍼즐을 푼다는 기본적인 고전 어드벤쳐 방식에 충실하고 있음

다만 영리하고 기발한 퍼즐을 좋아하는 사람들한테는 지나치게 친절하고 단순한 퍼즐처럼 느껴질 수 있을거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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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론적으로

이 게임은 이런 취향을 가진 사람들

– 현대 소설(특히 미국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

– 미스테리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

– 풍부한 스토리를 좋아하는 사람들

에게는 인생겜이 될 수도 있을 만큼 훌륭한 게임이지만

리뷰를 읽고 아…. 이런 부분은 난 싫은데…. 싶은 부분이 있다면 그냥 피하는게 좋을거 같다

그리고 뭐 아무튼 호기심이 생기더라도 일단 빡센 영어 스크립트를 감당할 자신이 있는 사람들만 해보길 권함…

솔직히 해석이 시발 너무 어려워서 내용 반도 제대로 이해못한거 같음….

암튼 리뷰를 보고 흥미가 생겼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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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할인중이니 구매를 고려해보자

출처: 인디게임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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