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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그린 ‘성매매·유흥업소 만화’, 불법알선인데 ‘처벌 사각지대’

디패스트

‘지방 룸 특징’, ‘안 팔리는 선수 특징’, ‘에이스 언니 특징’…

최근 인스타그램 등에 ‘성매매 경험담’, ‘유흥업소 일상’ 등을 생성형 인공지능(AI)만화로 제작해 올리는 게시물들이 퍼지고 있다. 해당 계정들은 성매매 미화를 넘어 유흥업소 일자리, 즉석 만남(데이팅) 아르바이트 등 홍보도 하는데, 성매매 알선 누리집에 접속하지 않아도 불법 정보에 노출되게 된다. 이렇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성매매 광고·알선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지만, 규제는 미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겨레 취재를 18일 종합하면, 해당 계정들은 실제 신체 노출이나 성행위 사진을 올리는 대신 챗지피티(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유흥업소 여성이나 성구매 남성 등이 나오는 만화를 만들어 올린다. 여성비하, 외모차별, 선정적 묘사와 욕설 등 혐오 표현이 들어간 자막도 달린다. 만화의 특징을 이용해 성매매의 성착취 성격은 배제한 채, 성매매를 ‘가볍게’ 그려내는 것이 특징이다.

예컨대 계정에 올라온 한 만화에는 유흥업소에서 근무하는 딸이 “그냥 술만 따라주고 대화하는 알바야”라고 말하자, 딸을 의심하던 어머니가 활짝 웃으며 “우리 딸~ 돈 많이 받는다며, 이번 달 생활비 좀 보태줘”라고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유흥업소 일이나 성매매가 쉽게 돈을 버는, 멋진 삶이라는 환상을 유포하는 내용들이다. 인스타 팔로워 1만여명을 보유한 한 계정이 올린 게시물의 조회수는 많게는 약 240만회에 달했다. 만화에 이끌려 성매매 광고를 보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김주희 덕성여대 차미리사교양대학 교수는 “여성혐오에 기반한 일종의 ‘화류물’ 콘텐츠가 에스엔에스에 생산되고 있다”며 “댓글을 통해 (유흥업소 종사자에 대한) ‘품평’까지 더해지는 일종의 혐오재생산 만화”라고 지적했다.

성매매로 이어질 수 있는 알선 형태의 내용도 다양했다. 일부 계정들은 남성과 영상통화를 하면 돈을 벌 수 있는 데이팅 앱을 홍보하거나 온라인 플랫폼 방송 비제이(BJ)를 모집 광고를 하고 있었다. ‘브이아이피(VIP) 모임’이라며 드라이브 모임에서 여성 회원을 모집하고 있다는 글을 노출한 여성의 그림과 함께 올리거나, 유흥업소 일자리가 모여있는 앱을 홍보하고, 계정 소개글에 유흥업소 실장들의 계정을 연결해 놓기도 했다. 이현숙 탁틴내일 상임대표는 “현재 성매매 산업 자체가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특히 누구나 쉽게 접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오는 홍보글들은 성매매 유인책으로 작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유해 콘텐츠의 경우 플랫폼 쪽이 자체 규정을 참고해 게시물 등에 직접 제재를 하거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플랫폼에 시정 요구를 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운영사인 메타 관계자는 한겨레에 “성매매 방법을 제안, 요청, 알선하는 콘텐츠 등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는 게시물은 삭제하고 이전 위반 기록 등에 따라 계정을 비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방심위 관계자도 “구체적 성행위 표현과 성매매 대가, 연락처 등을 제시하거나 불법 성매매 누리집 주소를 제공하는 경우엔 불법 정보로 시정요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명백히 성매매를 제안하고 알선하는 경우가 아니면 제재가 쉽지 않다는 난점이 있다. 해당 계정들은 구체적인 성매매 방법과 대가 등을 제시하는 게 아닌 ‘(브이아이피 모임 등에) 관심이 있으면 연락을 달라’는 글을 올리는 계정을 운영하고 있어, 현행 제재 기준을 교묘히 피해가고 있다.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성매매 업소나 성매매를 권유·유인하는 광고를 처벌할 수 있다. 다만 법이 ‘성행위가 포함된 성매매’를 규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성매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다분한 알선·광고 행위까지 처벌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신지영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활동가는 “게시물이 성매매를 ‘쉽게 돈 벌 수 있는 일’, ‘고수익 아르바이트’로 여겨지도록 해 생활이 어려운 여성이나 청소년이 유인되기 쉽다”며 “직접적으로 성매매를 권유하지 않으면 현행법상 성매매 알선이나 광고에 해당하지 않아 일종의 사각지대에 놓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회에 성매매 후기를 올리는 누리집을 규제하는 법안이 발의되어 있는데, 이러한 게시물들도 성매매 광고·알선 등으로 심각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특히 해외 플랫폼은 국내와 달리 방심위가 직접 차단할 수 없기에 플랫폼과의 공조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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