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한 토막살인마, 수락산에서 미니스커트 입고…

수락산 토막살인 사건… 여장(女裝) 뒤에 숨겨진 잔혹한 진실과 흔적
2018년 초여름. 서울의 한 조용한 주택가에서 시작된 단순 실종 사건은 대한민국 수사 역사에 기록될 만큼 기괴하고 잔혹한 엽기 범죄로 드러났다.
범인은 완전범죄를 꿈꾸며 미니스커트와 가발을 이용한 파격적인 변장까지 시도했으나 그가 남긴 미세한 신체적 습관과 형사의 날카로운 직감은 결국 진실을 밝혀냈다.
범죄는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는 수사학의 명제를 다시 한번 증명한 ‘수락산 토막살인 사건’의 전말을 상세히 재구성한다.

부산으로 떠난 남편의 실종과 800만 원의 행방
사건의 서막은 2018년 6월 11일. 서울 중랑경찰서에 한 통의 실종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되었다. 신고자인 아내는 “남편이 지난 7일 부산에 간다며 집을 나선 뒤 연락이 두절되었다”고 호소했다.
실종된 50대 남성 김 씨는 외출 직전 아내에게 급히 부산에 간다는 연락을 남기고 소식이 끊긴 상태였다.
초기에는 성인 남성의 단순 가출이나 실종으로 여겨졌으나 실종 이틀 후인 13일 김 씨의 아들이 전해온 소식으로 사건의 흐름이 강력 범죄로 급반전됐다.
아들은 아버지의 통장을 확인하던 중 부산에 간다던 다음 날부터 이틀에 걸쳐 서울의 한 은행에서 총 800만 원의 현금이 인출된 사실을 발견했다.
부산에 있어야 할 김 씨의 계좌에서 서울의 금융기관을 통해 거액이 빠져나간 점에 대해 경찰은 즉시 강력팀을 투입하여 수사에 착수했다.
수사팀은 현금이 인출된 은행 주변의 CCTV 영상을 확보하여 범인의 흔적을 쫓기 시작했다.

CCTV 속 미니스커트 여인
확보된 영상에는 기묘한 모습의 용의자가 포착되었다. 비가 내리는 날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우산을 깊게 눌러쓴 채 미니스커트 차림을 한 여성이 김 씨의 카드로 돈을 찾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작은 핸드백을 어깨에 메고 매끈하게 뻗은 다리 라인을 가진 이 인물은 뒷모습만 보아서는 영락없는 여성이었으며 은행 건물로 들어가는 모습 또한 남자라고는 전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형사들의 눈에는 이 여성의 모습에서 지울 수 없는 위화감이 포착되었다.
호송차 안의 심리전과 충격적인 자백…“잘라서 묻었습니다
”체포 직후 박 씨를 압송하는 과정에서 형사들과 박 씨 사이에는 팽팽한 심리전이 전개되었다. 당시 호송차에 동승했던 한 형사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박 씨의 무릎을 두드리며 “너무 긴장하지 마라, 가서 다 이야기하자”며 심리적 빗장을 푸는 전략을 구사했다.
이러한 비언어적 대화와 스킨십은 범인의 마음을 흔들었고 박 씨는 마침내 고개를 숙인 채 충격적인 말을 내뱉었다.
“잘라서 묻었습니다“
이 참혹한 답변은 단순 살인을 넘어선 시신 훼손 범죄의 전말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박 씨의 자백을 토대로 경찰은 체포 다음날 서울 노원구의 한 야산에서 암매장된 김 씨의 사체를 찾아냈다.
영상을 반복해서 분석하던 수사팀은 해당 인물의 체형과 골격이 여성이라기에는 지나치게 다부진 남성적 특징을 지니고 있음을 알아냈다.
용의자로 지목된 인물은 김 씨와 평소 무도회장에서 만나 알고 지내던 박 모 씨였다. 용의자가 특정되자 경찰은 귀가하던 박 씨를 긴급 체포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