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의 여정 / 도쿄마라톤 2026 후기
24년도 봄에 5km로 러닝을 시작했습니다.
별 생각은 없었고 지인이 같이 5km 대회 뛰어보자고 권유한게 시작이었습니다.
러닝머신에서 3km를 뛰어보니 의외로 뛸만했습니다.
러닝이 성향에 맞았는지, 이후 5km대회를 거쳐 10km대회, 하프를 차례로 도전하면서 2년이란 시간이 지났습니다.
하프 대회 위주로 다니면서 풀마라톤에 대한 갈망은 없었지만,
당첨률이 낮다는 말에 도쿄마라톤에 추첨을 넣어봤습니다.
결과는 기대하지 않았던 당첨.
계획에 없었던 풀 마라톤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훈련은 3개월정도 생각하고 주 3회정도 러닝, 주말에는 장거리 위주 훈련, 2kg 감량등.. 자잘한 계획을 세웠으나 잘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40대의 직장인이고, 살아가다보면 시간은 없고 할 일은 많습니다.

그럼에도 하루하루 결전의 시간은 다가오고 비행기 표와 숙소를 예약합니다.
가는데 하루, 오는데 하루를 제하고, 현지 엑스포 참가, 대회참가, 하루 휴식으로 일정을 짭니다.
출발의 시간은 다가왔고 목표는 섭5. 최악의 경우는 걸어서라도 6시간안에 완주 하는것을 목표로 합니다.
풀코스를 뛰기 위해서 3인치 쇼츠, 싱글렛, 아디오스 프로4를 샀습니다.
러닝 벨트와 고글, 모자도 준비하고, 기념사진이라도 찍으려고 아이폰13미니도 중고로 샀습니다.
대회 전날 카보로딩을 위해서 탄수화물을 섭취하고, 숙면을 위해서 수면유도제를 두알 먹고 잠에 듭니다.
이날을 위해서, 생전 처음 여행와서 술을 한방울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5시에 기상하여 샤워 후 무릎 테이핑, 사타구니와 겨드랑이, 젖꼭지에 바세린을 꼼꼼히 바르고,
복장을 점검한뒤 신주쿠로 이동했습니다.
인파가 몰릴것을 피하기 위해서 7시 30분 전에 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시작시간은 9시였으나, 실제 제가 속한 J그룹의 출발은 9시 20분경이었습니다.
두시간 정도 대기하면서 체력적으로 소비가 되었으나, 은박지 담요로 몸을 감싸고 버텼습니다.
날씨나 기온은 최저7도~17도 정도로 최고였으나, 아침 바람은 상당히 쌀쌀했습니다.

그렇게 대회는 시작되고, 생전 처음보는 3만5천명의 인파는 도쿄의 한복판을 달려나갑니다.
제가 속한 J그룹은 이미 치열한 경쟁과는 거리가 먼, 즐기는 분위기였습니다.
페이스 자체가 섭5를 목표로 하는 느린 그룹입니다.

관광으로나 지나가던 도쿄 각지의 명소들을 차례로 지나칩니다.
스카이트리, 아사쿠사 카미나리몬,, 도쿄타워, 닛뽄바시…
달리면서 보는 풍경은 색다른 느낌입니다.

장거리 준비를 제대로 못해서 25km를 넘어서부터는 체력의 한계가 왔습니다.
그러나 주로 옆으로 늘어선 관객들의 응원과, 무한 보급으로 계속 달릴수 있었습니다.
공식급수대 외에도 가족이나 단체들이 모여서 응원과 함께 초콜릿, 사탕, 음료수를 계속 보급해주셨습니다.
중간중간 에어파스를 들고 뿌려주는 분들도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아는 사람들 기다리고, 누군가를 그냥 선수들을 응원합니다.
그 긴 주로 어느곳에서나, 사람들이 모여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었습니다.
나는 홀로 뛰었지만, 외롭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걸음마다 허벅지에서 통증이 올라와 힘들었을 뿐…
이러다 쥐가 나는건가? 싶었으나 무한 보급덕인지 쥐는 나지 않았고, 혹시나 35km에서 쥐 방지 젤도 하나 먹었습니다.

40km를 돌파해서도 골인점까지는 한참 입니다.
내가 고통스럽든, 한걸음 한걸음이 발이 부서지는 느낌이든, 시작과 같이 끝도 반드시 다가옵니다.
드디어 결승점을 통과 할 때, 어떤기분이 들까… 많이 생각을 해봤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드디어 끝났다’라는 느낌.
생각보다 엄청난 성취감이나 벅차오르는 감정은 들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모두가, 몇십 몇백명이 함께 들어와서 그런가, 뭔가 당연히 해낼것을 해낸 느낌?

목표로 했던 섭5도 성공하고,
러닝을 시작하면서 나름 버킷리스트였던 해외마라톤 + 풀코스 완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런데 뿌듯하면서도, 뭔가 헛헛한 기분은 어째서인지…
혼자 일본으로 넘어와서 기쁨을 나눌 사람이 없어서 일까요?
첫 풀마라톤으로 인한 피로감, 체력적 한계로 인한 경황없음 일까요?
상반기 접수한 하프 대회들을 치르면서 정리해봐야할 문제같습니다.
두서없는 후기이자, 첫풀 완주에 대한 묘한 감정을 공유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그럼 이만….
출처: 러닝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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