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세’ 박지원 결국 무릎 꿇었다…파장 ‘일파만파’

84세 원로 정치인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 지명 철회 사태와 관련해 공개 사과했다. 이 후보자를 두둔해 온 민주당 내 사실상 유일한 인사였던 박 의원은 “제가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이 후보자를 옹호하고 변명했었다”라며 “그 문제에 대해 사과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여론과 정치권 전반의 비판이 집중되자 박 의원은 라디오 방송을 통해 공식 입장을 밝히며 사실상 입장 철회와 반성의 뜻을 내비쳤다.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의 이번 발언을 두고 원로 정치인이 공개적으로 판단 착오를 인정한 이례적인 장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의원은 26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청문회 결과와 언론, 여야의 지적 내용을 보니 너무 심했다”라며 “결국 정치는 민심을 이기지 못한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지명 철회를 결정한 것은 국민의 뜻을 존중한 것으로,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은 사태 초기 이 후보자를 두둔하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이혜훈 후보자에 대해서는 “그 정도 상황이었다면 처음부터 장관직 제안을 받지 말아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국민의힘에서 다섯 번이나 공천을 줄 정도면 그렇게까지 하자가 있는지는 몰랐다”라며 과거 경력에 비춰볼 때 검증에 대한 착오가 있었다는 입장도 내놨다. 이는 이 후보자에 대한 정치권 전반의 신뢰 붕괴를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면서도 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기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를 유지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대통령이 인사의 폭을 넓게 써서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려 했다는 시도는 이어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 발언은 향후 여야 출신을 아우르는 인사 기조 자체는 유지돼야 한다는 당내 원로로서의 입장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박 의원은 이 후보자와 지명 철회 직전까지 직접 연락을 주고받은 사실도 공개했다. 그는 “막판에는 이 후보자에게서 전화가 와서 ‘이걸 해명해 달라’고 요청이 있었지만, 제가 하지 않았다”라며 “저도 꼴뚜기도 낯짝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 상황이 임계점을 넘었음을 인식하고 더는 방어에 나설 수 없었다는 점을 밝힌 셈이다.
마지막으로 박 의원은 “보수의 민낯이 드러난 것”이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특히 이 후보자가 마지막 해명 과정에서 아들과 며느리 이야기를 꺼낸 점을 언급하며 “어떻게 어머니가 살기 위해 자식들에게 책임을 전가할 수 있느냐. 나 같으면 차라리 내가 책임지겠다”라고 전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여권 인사 검증 시스템 전반에 대한 재점검 필요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여권 내부와 정치권 전체의 여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박 의원의 입장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이 후보자에 대한 당초 비호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던 박 의원이 직접 사과한 것은 사안의 민감성과 당 전체에 미칠 파장을 인식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내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외부 인사에 대한 인사 검증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특히 대통령실이 추진해 온 ‘통합형 인사’ 기조가 지속되기 위해선 도덕성과 전문성에 대한 더 엄격한 검증 절차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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