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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비 24km/L.. 아빠들 추억 폭발한다는 그 시절 ‘290만 원’ 국산 경차

뉴오토포스트

경차-티코

불경기에 인기인 경차
최초의 경차는 어땠을까?
잊혀가는 대우 티코 이야기

경차-티코

요즘 같은 불경기에 경차 판매량이 유독 두드러진다.
몇 년간 판매량이 꾸준히 줄어 한때 연간 10만 대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작년 30% 이상 반등하며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경차는 1톤 트럭처럼 경제 지표로 활용되기도 하지만 요즘은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인다.

그동안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충족하기 위해 상위 모델에 적용되는 편의/안전 사양이 대거 적용됐고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하지만 국내 최초의 경차는 최소한의 사양과 200만 원 후반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진정한 경차의 면모를 보여줬다. 현재는 국내에 거의 남지 않은 대우차(현 한국GM) ‘티코‘에 대해 알아볼까 한다.

스즈키 알토 3세대 / 사진 출처 = ‘Wikipedia’
경차-티코
대우 티코 / 사진 출처 = ‘Wikipedia’

정부 요청으로 탄생한 티코
스즈키 알토의 라이센스 모델

2차 석유 파동이 터졌던 1970년대 말 우리나라에도 적지 않은 여파가 미쳤다.
이에 상공부는 국내 완성차 업계에 저렴하고 연료 소비가 적은 국민차를 만들어 줄 것을 주문했다. 대부분 낮은 수익성을 우려해 경차 개발을 꺼렸으나 대우그룹이 이를 맡게 됐다. 경차를 독자적으로 개발할 여력이 없었던 대우는 일본 자동차 제조사 스즈키와 라이센스 계약을 맺어 3세대 알토를 들여왔고 국내 사정에 맞춰 일부 설계를 변경했다. 이렇게 1991년 국내 최초의 경차 ‘티코(Tico)’가 탄생했다.

원판인 스즈키 알토의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외관은 군더더기 없이 심플한 외관이 특징이다.
네모반듯한 박스형 실루엣이 돋보여 ‘각설탕’, ‘깍두기‘ 등의 별명이 붙기도 했다. 일본 경차를 그대로 들여온 만큼 전장 3,340mm, 전폭 1,400mm 전고 1,395mm, 휠베이스 2,335mm로 당시 국내 경차 규격(전장 3.5m, 전폭 1.5m, 전고 2m 미만)에 못 미치는 귀여운 차체 크기를 자랑했다.

대우 티코 인테리어 / 사진 출처 = ‘보배드림’
대우 티코 엔진룸 / 사진 출처 = ‘보배드림’

에어컨조차 옵션이었다고?
연비는 지금도 놀라운 수준

실내 역시 외관만큼 심플한 구성이 돋보인다.
당시 정부가 요구한 200만 원대의 시작 가격을 맞추고자 주행에 필요한 필수 사양만 갖춘 탓에 진정한 ‘깡통’ 사양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누적 주행 거리는 다섯 자릿수까지만 표시되며 RPM 게이지를 과감히 빼버려 변속은 말 그대로 감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에도 기본 사양이었던 에어컨, 디지털시계, 파워 윈도우를 옵션으로 분류해 기본형은 운전석, 조수석도 일명 ‘닭다리’로 불린 수동 개폐기로 창문을 열어야 했다.

동력 성능은 660cc 엔진이 탑재됐던 알토 내수형과 달리 수출형의 800cc 엔진을 얹었으며 620~650kg에 불과한 공차 중량과 타이트한 기어비 덕에 국내 도로 흐름을 따라가기에 무리 없는 수준이었다. 연비는 수동변속기 사양, 구연비 기준 24.1km/L에 달해 “기름 냄새만 맡아도 간다”라는 드립의 시초가 되기도 했다. 수동변속기에 비해 연비와 성능이 떨어지는 데다가 옵션 가격이 60만 5천 원으로 신차 기본가의 1/5에 달하긴 했지만 3단 자동변속기도 제공됐다.

페루에서 운행되는 티코 택시 / 사진 출처 = ‘Pinterest’
대우 티코

시작 가격 단돈 290만 원
요즘 보기 어려운 이유는?

정부의 요구대로 290만 원의 시작 가격이 책정된 티코는 1991년 출시 첫해 3만 1천여 대.
이듬해 5만 9천여 대의 판매고를 올리는 등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여기에 1996년 고속도로 통행료 반값 할인을 비롯한 경차 혜택이 다양해지며 세컨드카로 주목받기도 했다. 하지만 석유 파동에서 벗어나고 경제 호황이 이어지며 자동차를 계급표로 여기는 사회 풍조는 더욱 심각해지기 시작했다.

당시 국내 판매 차량 중 가장 저렴하고 작았던 티코는 “벤츠를 샀더니 사은품으로 주더라”, “껌 밟으면 출발을 못 하더라”와 같은 놀림감으로 전락하기 시작했다. 1997년 IMF 외환 위기로 인해 판매량이 반등하기도 했지만 현대차 아토즈, 기아 비스토 등 라이벌의 등장으로 경쟁력을 잃어갔고 결국 출시 10년 만인 2001년 후속 모델 마티즈에 자리를 넘겨주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잔존 개체 상당수가 수출되어 요즘은 국내에서 티코를 보기 어려워졌지만 간혹 컨디션이 좋은 개체가 포착되어 이목을 끌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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