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증 없다” 싹 잡아뗀 尹…인내심 바닥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방조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시 허위 진술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데에 대해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특검과 정면 대치하고 있다. 특검은 “객관적 정황을 무시한 허위 증언”이라고 반박하며 위증 혐의 입증에 자신감을 드러냈고, 법정 역시 사실관계는 이미 확인된 만큼 남은 쟁점은 법적 판단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류경진)는 21일 윤 전 대통령의 위증 혐의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피고인과 검찰 측 입장을 정리했다.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공판준비기일 특성상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오지 않았으며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처음부터 국무회의를 소집할 의사가 있었고 실제로 국무위원들을 그 의사에 따라 부른 것”이라며 허위 진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윤 전 대통령이 처음부터 국무회의 소집을 계획한 것이 아니라 한덕수 당시 총리가 “형식적 절차를 갖춰야 한다”라고 건의한 뒤에야 국무위원들을 불렀다는 증거가 다수 확보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검은 특히 윤 전 대통령의 법정 증언 내용이 CCTV 영상 등 객관적 자료와 상충한다고 강조하며 위증 혐의가 성립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한 전 총리 재판에 증인으로 나섰던 윤 전 대통령은 “처음부터 국무회의 소집을 계획했다”라고 진술했다. 특검이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를 소집하자고 건의했느냐”라고 질문하자, 윤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이 외관을 갖추려고 온 인형도 아니고 너무 의도가 반영된 질문 아니냐?”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특검은 “증인의 진술은 전체 맥락과 정황에 비춰볼 때 명백한 허위”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이날 “당시 법정에서 어떤 진술이 나왔는지는 녹취록과 증인신문 조서로 이미 명확히 확인됐다”라며 “이제 남은 쟁점은 그것이 법률적으로 위증에 해당하는지 여부”라고 정리했다. 이어 “추가로 증인을 불러 신문할 필요는 크지 않다”라며 입증 자료와 서면 중심의 심리로 방향을 잡았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준비기일을 오는 2월 26일로 지정하고 이후 서류증거조사 및 결심공판을 4월 16일 열기로 했다. 이날 결심공판에서는 특검의 최종 의견 진술과 구형, 변호인의 최종 변론, 윤 전 대통령의 최후 진술이 예정돼 있다. 다만 윤 전 대통령 측은 결심 일정을 앞당겨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재판부가 일정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재판이 갖는 상징성과 파장에 주목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검찰총장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시절 검찰 독립성의 상징으로 부각됐다가 이후 보수 진영의 대선 후보로 부상해 대통령까지 역임했다. 그런 인물이 퇴임 후 ‘위증’이라는 중대 혐의로 기소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렵다.
특히 이 사건이 단순한 법적 다툼을 넘어 비상계엄 논의라는 국가 위기 상황 속 권력의 정당성 문제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향후 재판 결과는 정치적 해석을 동반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과 윤 전 대통령 측의 팽팽한 주장이 맞서는 가운데 재판부의 최종 판단이 정치적 후폭풍을 불러올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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