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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거녀 살해 30대, 시신 은닉하면서 다른女 만나 출산…

디패스트

말다툼 끝에 동거녀를 살해한 뒤 3년 6개월 동안 시신을 은닉해 중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의 잔혹한 범행이 드러났다.

23일 인천지법 판결문에 따르면 A(38·남)씨는 2015년 10월 일본의 한 가게 종업원으로 일하며 30대 여성 B씨를 처음 만났다.

B씨는 2006년 남편과 이혼하고 홀로 아들을 키우고 있었다.

사이가 깊어진 둘은 2016년 초 원룸에서 동거를 시작했지만, 이듬해 A씨가 불법 체류 사실이 적발돼 한국으로 강제 추방됐다.

A씨는 자신과 떨어진 B씨에게 집착하며 그의 지인에게까지 여러 차례 연락했다.

집요한 연락을 피하던 B씨는 2018년 2월 어머니 병문안을 가기 위해 한국에 입국했다. 불행의 시작이었다.

A씨는 B씨의 여권을 뺏으며 동거를 강요했고, 둘은 다시 인천의 원룸에서 함께 살며 사실혼 관계를 이어갔다.

주민등록이 말소된 B씨는 계좌 개설은 물론 휴대전화 개통조차 할 수 없었고 A씨의 철저한 통제 속에서 생활해야만 했다. A씨는 B씨가 가족에게조차 마음대로 연락할 수 없게 하고 생활비가 필요할 때만 현금을 줬다.

B씨 언니가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면서 겨우 B씨와 연락이 닿았지만, 이조차 A씨의 방해로 다시 끊어졌다. B씨는 결국 사회에서 완전히 고립됐다.

사건은 A씨가 3억원의 사기 범행으로 재판에 넘겨지면서 벌어졌다.

2021년 1월 10일 1심 선고를 하루 앞둔 날 A씨는 B씨와 술을 마시다가 말다툼을 벌였다.

A씨는 자신이 구속될 경우 생길 옥바라지와 생계 문제로 갈등을 겪던 B씨가 “아들을 만나러 가겠다”고 하자 그의 목을 졸라 살해했다.

그는 범행 사실을 숨기기 위해 B씨를 원룸에 방치한 채로 매달 임대차계약 관계를 유지하면서 시신 상태를 살폈다.

분무기를 이용해 세제와 물을 섞은 액체와 방향제를 시신과 방 전체에 뿌리고 향을 태우거나 에어컨과 선풍기를 켜두며 냄새가 집 밖으로 퍼지지 않게 했다.

또 살충제를 뿌려 사체에 생긴 구더기를 죽이는 방식으로 장기간 B씨 시신을 관리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시신을 은닉한 원룸을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한편, 새로운 여성을 만나 딸을 출산하는 등 이중적인 생활을 이어갔다.

이후 지난해 6월 A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돼 시신을 관리하지 못하는 처지에 놓이면서 살인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건물 관리인은 같은 해 7월 거주자와 연락이 닿지 않는 방에서 악취가 나자 경찰에 신고했고, 살인 범행 3년 6개월 만에 현장에서 B씨 시신이 발견됐다.

인천지법 형사14부(손승범 부장판사)는 최근 열린 선고 공판에서 살인과 사체은닉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7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출소 후 15년 동안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를 부착하라고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사체를 장기간 방치하고 은닉한 행태는 인간의 존엄성을 짓밟았다고 보일 만큼 참혹하고 악랄하다”며 “실질적으로 사체를 모욕하고 손괴한 것으로 보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는 생명이 꺼진 상태로 피고인의 통제 속에서 범행 장소를 벗어나지도, 가족들에게 소재를 알리지도 못한 채 홀로 남겨졌다”며 “그 죄에 걸맞은 엄중한 처벌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A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19일 인천지법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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