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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생 31번 찔렀다…20대 백수 ‘묻지마 범죄’

디패스트

2014년 11월21일. 울산에서 집에 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던 당시 18세 여대생을 흉기로 살해한 20대 남성이 징역 25년을 선고받았다. 이 남성은 피해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사이였다. 이른바 ‘묻지마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다.

귀가하던 여대생, 이유 없는 공격에 희생

사건이 벌어진 것은 같은 해 7월27일 오전 6시쯤이다. 울산 남구 삼산동 한 버스정류장에서 여대생 A양은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마친 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23살 장모씨가 다가와 준비해온 칼로 A양을 무차별적으로 찔렀다. 범행은 몇 분 사이에 벌어졌다.

목격자는 아침 식사를 위해 차를 타고 이동 중인 한 회사 직원들이었다. 그들은 도로에서 범행을 벌이고 있는 모습을 보고는 재빨리 신고했다.

목격자 중 한 명은 도망가는 범인을 쫓아 현장에서 500m 떨어진 거리에서 붙잡았다. 범인은 출동한 경찰에 의해 긴급 체포됐다.

칼에 찔린 상처가 무려 31곳에 달했던 A양은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양쪽 폐와 간이 손상되고 출혈이 심해 저혈량성 쇼크사로 결국 사망했다.

“우리나라 싫어, 누구 하나 같이 죽어야”

장씨는 사건 발생 전날 오후 8시부터 새벽 3시까지 아버지와 술을 마셨다. 당시 술자리에서 장씨는 아버지로부터 “나이를 먹도록 돈도 안 벌고 뭐 하는 거냐”는 잔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이 말에 장씨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지 못한다는 좌절감으로 극단적인 분노를 느꼈고 아무나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집에서 미리 흉기를 챙겨 나온 뒤 울산 시내를 돌아다녔고 혼자 버스를 기다리던 A양에게 다가가 흉기를 휘둘렀다.

검거 직후 경찰의 “왜 이랬느냐”는 질문에 그는 “대한민국이 싫다. 나 혼자 죽기 그렇고 누구 하나 같이 죽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 “심신상실 상태 아냐”…징역 25년 선고

장씨는 법원에서 만취로 인한 심신상실·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실제 정신감정에서도 “만취 상태로 사물 변별 능력, 의사결정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피해자 온몸을 31차례나 찌르고 이를 제지하는 목격자를 칼로 위협한 점, 피해자를 살해하고 160m 정도를 달아난 점, 사건 현장인 버스정류장으로 간 것에 대해 상세하고 구체적으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자신의 행위를 통제하지 못할 정도 심신상실 상태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일면식도 없는 피해자를 잔혹하게 살해한 이른바 ‘묻지마 살인’으로서 원한 관계 또는 치정, 보복 등의 동기로 발생하는 통상의 살인 사건과는 명백한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묻지마 살인은 단지 피해자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 공동체 전체가 범행 대상이 되므로 그 죄질이 매우 무겁다”며 “피고인이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는 등의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아 개선의 여지가 없다”며 징역 25년을 선고했다.

장씨는 1심 선고에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 역시 “이 사건으로 인해 신입생이던 A양은 이유도 모른 채 생명을 잃게 됐다”고 지적하며 원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고 그대로 형이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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