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빽’ 백해룡 경정, 임은정 지검장도 무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을 제기한 백해룡 경정은 13일 “지금의 합동 수사팀은 내가 불법 단체라고 규정했기 때문에 그곳에 들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사 인력을 지원해 주면 새로운 팀을 만드는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이 의혹의 수사 책임자인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에게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면서 검경 합동수사팀에 백 경정을 합류시키라고 했는데, 백 경정은 사실상 새로운 수사팀을 만들어 달라고 한 것이다.
백 경정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대통령의 명령이 있고 경찰청장이 가라고 하면 동부지검 파견은 가겠지만 기존 수사팀으로는 안 가겠다”며 “파견 방식은 동부지검과 경찰청이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백 경정은 “대통령실이나 법무 장관실에서 ‘방향이 이렇다’라고 언질을 주면 좋을 텐데”라며 “대통령께서 성역 없이 수사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하라고 했으니까 실질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인력이나 자원을 지원해주지 않겠나. (새로운 팀이 생기면) 가서 해야죠”라고도 했다.
이와 관련, 동부지검은 이날 대통령 지시에 따라 대검에 백 경정의 파견과 수사 검사 증원 여부를 대검이 결정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도 정례 기자 간담회에서 “파견받는 기관에서 요청해 오면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백 경정은 기존 수사팀 합류는 거부한 것이다.

백 경정은 2023년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 재직 당시 필로폰 밀수 범행을 수사하던 중 인천세관 공무원 연루 의혹 관련 진술을 확보하자,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검찰, 경찰, 국정원 등이 사건 은폐를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백 경정은 이후 지난해 7월 서울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으로 인사 발령이 났다.
검찰은 이재명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6월 경찰, 국세청, 금융정보분석원(FIU)과 함께 합동 수사팀을 구성했다. 그러나 당시 백 경정은 언론에 “합동 수사팀이 출범하면서 대검은 물론이고 경찰 지휘부에서 (나에게) 일언반구도 없었다”며 “출범 자체가 불법이기 때문에 합류하지 않을 거고 도움을 줄 의사도 없다”고 했었다. 사건을 은폐한 당사자인 검찰과 경찰 수뇌부가 수사팀에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이다.
정치권에선 이 대통령의 백 경정 수사팀 합류 지시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백 경정은 지난달 국회 청문회에서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내란 수행 자금 관련 마약 수입 독점 사업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국민의힘은 “백 경정이 수사팀 포함도 모자라 파견 방식과 수사팀 구성까지 마음대로 하려고 한다”며 “이런 식으로 공정하지 못한 수사가 진행되면 수사 결과는 뻔할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내란 몰이를 위해 이번 사건을 이용하고 있다”며 “수사가 더디니 백 경정을 직접 투입하는 무리수까지 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법무 장관을 통하지 않고 직접 수사를 지시한 것은 위법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런 식이면 ‘대장동 비리’ 수사는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씨한테 시키면 되고, ‘쌍방울 대북 불법 송금’ 수사는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씨가 수사관 하면 된다”고 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백 경정이 어떤 근거를 제시한 바 없는데도 이 사람을 쓰라고 하는 건 대통령이 그 얘기가 맞다고 공인해 주는 것”이라며 “그게 대통령이 할 일인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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