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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도 소름끼친다는 ‘인간극장’ 신안 염전 가족 이야기 문제 장면

인포루프

인간극장 신안 염전 방영의 섬뜩한 전말

출처 : KBS 교양 「인간극장」

KBS 대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인간극장에서 방영된 전라남도 신안군의 염전 에피소드가 수년 만에 다시 뜨거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방송은 4대째 가업을 이어 소금밭을 운영한다는 염전 주인의 대가족과 인부들의 정겨운 일상을 담아내며 훈훈한 휴먼 스토리로 포장했다. 하지만 카메라에 포착된 인부들의 처참한 식단과 납득하기 힘든 비상식적인 대화 장면들이 뒤늦게 재조명되며 시청자들에게 거대한 충격을 안겼다.

영상 속 식탁 위에는 건장한 남성 인부들이 하루 종일 고된 중노동을 버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달걀 3알과 배추김치 한 접시만 덩그러니 놓였다. 식사 도중 염전 주인 나인석 씨는 함께 일하는 막내 인부에게 부친의 함자와 누나의 이름을 갑작스럽게 캐물으며 가족을 찾아주겠다고 말을 건넸다. 가족 이야기가 나오자마자 막내 인부는 표정이 급격히 굳어지며 깊은 침묵에 빠졌고 방송을 통해 그가 평생 주민등록증도 없이 살아온 무연고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출처 : KBS 교양 「인간극장」

신분증조차 발급받지 못하고 고향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는 사회적 약자가 연고 없는 외딴 섬 신안까지 홀로 흘러들어와 일한다는 설정 자체가 상식적으로 성립하기 어렵다. 염전 주인은 파출소에 이야기해 지문 조회까지 마쳤다며 가족을 찾아주려는 선량한 고용주 행세를 이어갔지만 화면 속 인부의 어둡게 굳어버린 표정은 숨기지 못했다. 대화가 진행되는 내내 억지스러운 질문과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가 여과 없이 전파를 타며 감동 다큐의 본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었다.

뒤이어 염전 주인 부부는 방송과 신문 언론들이 지역 염전 일꾼들을 무조건 염전 노예라는 자극적인 프레임으로 싸잡아 보도한다며 강한 불쾌감을 토로했다. 주인 부부가 억울함을 호소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순간 옆자리에 앉아 묵묵히 밥을 먹던 다른 염전 인부의 눈빛이 싸늘하게 돌변하는 모습이 고스란히 포착됐다. 겉으로는 가족 같은 따뜻한 보금자리라고 강변했으나 카메라 너머로 느껴지는 인부들의 살얼음판 같은 경계심은 시청자들의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가장 결정적으로 시청자들의 의구심을 폭발시킨 장면은 염전 주인 부부의 등 뒤편 벽면에 설치된 대형 폐쇄회로 화면이었다. 벽면에 걸린 감시용 화면에는 넓디넓은 염전 작업장 전체가 실시간으로 샅샅이 비치며 일꾼들의 일거수일투족을 촘촘하게 감시하고 있었다. 소금을 지키기 위한 목적이라고 보기에는 일꾼들의 동선과 작업 현장을 정밀하게 옥죄는 전형적인 감시 체계의 모습과 정확히 일치했다.

신안군은 과거 2014년 지적장애인들을 외딴섬에 감금하고 수년간 무임금 강제노동과 폭행을 일삼았던 희대의 염전 노예 사건으로 전 국민적 공분을 샀던 지역이다. 당시 피해자가 가까스로 가족에게 몰래 구출 편지를 보내면서 천인공노할 인권 유린 실태가 세상에 폭로됐고 국가와 지자체의 방조 책임까지 드러났다. 미국 정부조차 신안산 천일염에 대해 강제노동 의혹을 제기하며 수입 통제 조치를 단행할 만큼 국제적인 인권 문제로 비화한 바 있다.

이러한 참혹한 인권 유린 참사가 공론화된 지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은 시점에 공영방송이 신분조차 불명확한 노동자가 일하는 염전을 여과 없이 감동 다큐로 내보냈다. 방송 제작진이 기본적인 신원 검증이나 노동 환경에 대한 면밀한 확인 작업조차 거치지 않고 무비판적으로 방송을 제작했다는 비판이 빗발쳤다. 지역 카르텔과 인권 사각지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된 상황에서 공영방송의 안일한 게이트키핑이 오히려 심각한 의혹을 은폐하는 도구로 쓰였다는 지적이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유튜브를 통해 해당 방영분이 다시 확산되자 누리꾼들은 휴먼 다큐가 아니라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는 것 같다며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훈훈한 미담 뒤에 도사린 불합리한 노동 착취와 통제의 그림자를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방송사의 무책임한 태도 역시 거센 질타를 받는다. 겉으로 포장된 평화로운 일상 속에 숨겨진 섬마을의 비정상적인 노동 현실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우리 사회에 씻을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출처 : KBS 교양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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