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5회 출근에 3,400만 원’ 꿈의 직장…조건 살펴봤더니

의정 갈등이 일단락됐음에도 응급 의료 현장의 인력난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최근 지방의 한 공공병원이 ‘월 5회 출근·세전 월급 3,400만 원’이라는 유례없는 채용 조건을 내걸었으나, 단 한 명의 지원자도 나타나지 않은 사실이 확인됐다. 파격적인 보상마저 지방 인력 유인책으로서 효력을 잃으면서 붕괴 위기에 놓인 응급실 체계를 유지하려던 지자체의 고육지책이 한계에 직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대한응급의학회 발표 결과 2026년도 응급의학과 전공의 지원자는 총정원 160명의 66% 수준인 106명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까지는 지원자 수가 600명대였으나, 2023년 325명으로 급감한 데 이어 올해는 100명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전임의 수급 상황은 더욱 악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응급의학회가 전국 수련병원 57곳을 대상으로 벌인 조사에 따르면 응답 병원의 84%인 48곳이 “신규 전임의 지원자가 0명”이라고 답했다.
한 종합병원은 월 5일 근무, 세전 3,400만 원(세후 약 2,400만 원)의 급여 조건을 내걸었지만 수개월간 지원자가 없는 상태다. 연봉 환산 시 수억 원에 달하는 고액 처우에도 불구하고 충원에 실패한 것은 국내 응급 의료 시스템의 붕괴가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사실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응급의학회는 인력 기피 현상의 원인으로 높은 업무 강도와 의료사고 위험 부담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해법으로 전임의 수련 보조 수당 지급 대상을 확대하고 중증 응급진료에 대한 의료사고 면책 제도 도입을 요구하는 상황이다. 또한 질환·기능 중심의 의료기관 재편을 골자로 한 ‘한국형 통합 응급의료 체계’의 도입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는 응급의료를 포함한 지역·필수 의료 인력난 해소를 위해 의과대학 정원 증원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7일 열린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 2030학년도부터 확보 예정인 인원 600명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족 인력을 기존 32개 비서울권 의대 정원 증원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을 검토 중이라고 발표했다.
보건복지부는 의료혁신위원회를 통해 전문가 자문을 받은 뒤 다음 회의에서 구체적인 증원 규모를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와 병행해 단기 대책으로 지역·필수·공공의료 분야에 대한 수가 인상과 처우 개선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의대 증원과 수가 인상 등 전방위적인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인력 유입의 핵심인 근무 여건과 법적 부담 완화가 얼마나 실효성 있게 추진될지가 관건이다. 향후 발표될 구체적인 증원 규모와 필수 의료 지원책이 현장의 인력 기피 현상을 해소하는 실질적인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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