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李 대통령 ‘불호령’에…결국 무릎 꿇었다

쿠팡이 PB 생리대 가격을 대폭 인하하며 개당 99원짜리 초저가 제품을 내놓았다. 중·저가 확대를 넘어 가격 하한선을 직접 낮춘 이번 결정은 생필품 물가 안정 기조에 부응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생리대 가격 부담 문제를 공개적으로 언급한 데다 쿠팡이 최근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전방위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도 이번 가격 인하 배경으로 거론된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말 확인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금융감독원, 공정거래위원회, 경찰청, 국세청, 고용노동부 등 10개가 넘는 정부 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다. 쿠팡은 공식 사과와 함께 보상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놨지만, 피해 범위와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쿠팡의 초저가 전략을 두고 쿠팡과 정부의 최근 상황을 함께 거론하는 시각도 있다. 이번 생리대 가격 인하를 통해 적극적으로 정부 정책에 부응하려고 시도 중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20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생리대는 우리나라가 해외 대비 40% 비싼 게 사실인가 본데 싼 것도 만들어서 팔아야 가난한 사람도 쓸 것 아니냐”라고 언급했다. 이어 기본적인 품질을 갖춘 생리대를 저렴하게 공급하거나 무상 제공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 필요성을 밝혔다.
이후 이 대통령은 생리대 가격 조정 움직임을 다룬 기사를 자신의 X에 공유하며 “제대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대통령의 공개 발언이 이어지면서 생리대 가격과 접근성을 둘러싼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고 업계의 대응 속도도 빨라졌다. 쿠팡 또한 이번 가격 인하로 다른 제조사와 함께 대응에 나섰다.

쿠팡의 생리대 PB 브랜드인 ‘루나미’는 빠른 흡수력과 부드러운 촉감, 통기성 백시트, 옆샘 방지 기능 등을 갖춘 가성비 제품으로 분류된다. 특히 100% 국내 생산 제품으로, 중소 제조사가 생산을 맡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동안 루나미는 중·대형 기준 개당 120~150원대에 공급돼 왔다. 대표 상품인 중형 18개입 4팩은 9,390원, 대형 16개입 4팩은 9,440원에 판매됐다. 가격 대비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판매량이 꾸준히 늘어왔다는 것이 쿠팡 측 설명이다.
가격 인하 이후 동일 구성의 제품은 중형 7,120원, 대형 6,690원으로 낮아질 예정이다. 기존 가격대와 비교하면 중형은 개당 약 99원, 대형은 약 105원으로 판매되는 셈이다. 기존 가격대에 비해 소비자 체감 부담이 크게 줄어드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PB 상품임을 감안하더라도 가격 인하 폭이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타 제조사들 역시 제품 전략을 조정하는 움직임을 보였다. 26일 유한킴벌리는 올해 2분기 내 중·저가 라인 신제품인 ‘좋은느낌 수퍼롱 오버나이트’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기존 ‘좋은느낌 순수’와 ‘좋은느낌 코텍스 오버나이트’를 포함해 중·저가 생리대 제품은 총 4종으로 늘어난다. LG유니참은 프리미엄 제품의 절반 가격 수준의 신제품을 오는 3월 선보일 예정이다. 깨끗한나라도 중저가 제품군 확대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생리대 가격을 둘러싼 논의가 정책 메시지와 시장 전략, 기업 리스크 관리까지 맞물리며 복합적인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쿠팡의 초저가 선택이 일시적 대응에 그칠지, 생리대 시장 전반의 가격 기준을 재편하는 계기가 될지는 향후 업계 움직임을 통해 가늠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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