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력 피해자’ 강미정, 돌연 피의자 전환…

조국혁신당 내 성비위 의혹을 폭로했던 피해자 강미정 전 조국혁신당 대변인이 돌연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다.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한 지 수개월 만에 명예훼손 사건의 제보자로 지목되면서다. 당내 성비위의 피해자였던 인물이 수사 대상이 된 상황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문화일보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서울 노원경찰서는 신우석 전 조국혁신당 사무부총장이 정치 유튜버 김 모 씨와 성명불상자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고소장을 접수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규원 전 사무부총장과 윤재관 조국혁신당 전략기획위원장도 같은 취지의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씨는 지난해 자신의 페이스북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조국혁신당 내 성비위 사건과 관련한 내용을 게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들이 당내 지위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했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이에 대해 신 전 부총장 측은 김 씨가 당내 사정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허위 사실을 유포했으며 그 배경에 내부 제보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련 내용을 제보한 인물이 강미정 전 대변인으로 특정되자, 강 전 대변인 역시 피의자로 입건했다.
강 전 대변인은 지난해 9월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성폭력 피해 사실을 공개하며 신 전 부총장의 성추행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강 전 대변인은 혁신당을 탈당했고, 신 전 부총장은 당원권 1년 정지 처분을 받았다.
당시 사건은 당 차원의 조치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이번 고소로 경찰 수사가 시작되며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고소장을 제출한 윤재관 위원장과 이규원 전 부총장은 “제보자를 특정해 고소한 것이 아니라 성명불상자를 상대로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상황에 대해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 대변인은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당내 성비위를 폭로한 공익제보자가 가해자와 2차 가해자들로부터 고소를 당해 경찰 조사를 받는 현실이 정상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폭력을 고발했더니 왕따, 이를 견디고 버텼더니 피의자 신분이 됐다”라며 “가해자는 목소리를 높이고 폭로자는 수사 대상이 되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또 “공익제보자를 범죄자 취급하는 사회에서 누가 다시 입을 열 수 있겠는가”라며 “강미정 전 대변인은 보호받아야 할 대상이지 수사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입막음이 아니라 진실을 향한 제대로 된 조사와 공익제보자에 대한 분명한 보호”라고 강조했다. 성비위 의혹을 둘러싼 고소 사건이 피해자 보호와 수사 공정성 논란으로 번지면서 경찰 수사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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