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쐐기 박았다…신경전 폭발

이재명 대통령이 27일 사실상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기정사실화하며 기획예산처와 행정안전부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오갔다.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체납관리단 인력 운영 예산 지원을 두고 실무 부처 간 입장차가 여실히 드러나며 대통령이 직접 조율에 나서는 장면도 연출됐다.
이날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회의 도중 체납관리단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며 중앙정부 차원의 예산 지원을 요청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지금 당장 예산 항목이 없겠지만, 추경으로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올해 안에 추경을 안 할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사실상 정부가 향후 추경 편성을 고려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추경을 염두에 두고 기획예산처가 우선 예산을 집행하고 이후에 보전해 주는 방식으로 가는 게 적절하다”라고 지시하며, 즉각적인 정책 추진을 강조했다.
그러나 예산 집행 주무 부처인 기획예산처의 반응은 다소 신중했다. 임기근 기획예산처 차관은 “해당 사안은 지방자치법상 지자체 사무에 해당한다”라며 “국가가 직접 예산을 지원하는 데에는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라고 맞섰다.

임 차관은 이어 “지방정부 세입이 늘어난 측면도 있는 만큼 일괄적인 국비 지원보다는 사례별로 판단해야 한다”라고 설명하며 과거 성남시와 경기도의 공동 부담 사례를 언급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오늘 확정은 말자”며 상황을 마무리했지만, 중앙과 지방의 책임 구도에 대한 인식 차가 그대로 드러난 셈이다.
이번 발언은 이 대통령이 최근 강조하고 있는 정책 일관성과 재정 집행의 속도전과도 맞닿아 있다. 그는 앞선 회의에서도 “정부 정책이 쉽게 휘둘리면 정책 신뢰가 무너진다”라며 정해진 기조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번에도 지방정부의 정책 현안을 두고 추경 카드를 선제적으로 언급하며 정책 추진력 확보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논의가 단순한 예산 논의를 넘어서 향후 재정정책 전반에 대한 대통령의 의중을 드러낸 신호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통령이 ‘추경’을 언급한 것은 올해 첫 공식 발언이자, 기획예산처의 신중론과 다른 온도차를 보여준 것이어서 주목된다.
또한, 지방정부 사무에 대해 중앙정부의 재정 개입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는 점에서 지자체와 중앙 간 재정 협력의 새로운 흐름으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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