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사면’ 조치로 韓 55억 삭제…‘비난 폭주’

최근 5년간 정권별로 반복된 ‘신용사면’ 조치로 인해 한국신용정보원 기록에서 삭제된 연체 금액이 총 55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지난해 이재명 정부가 단행한 사면 규모는 25조 원에 달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융 질서 교란과 도덕적 해이 논란이 커지는 가운데 신용 질서를 흔드는 무분별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26일 매일경제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2025년 신용 사면으로 한국신용정보원에서 삭제된 연체 이력 금액은 25조 6,8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윤석열 정부 당시 사면 규모(19조 700억 원)보다 35% 증가한 수준이며, 2021년 문재인 정부 당시 규모(10조 4,771억 원)와 비교하면 245%나 급증했다.
정권별 사면 규모가 매년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헌승 국민의힘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통해 알려졌다.
2019년 이후 최근까지 정권별로 삭제된 연체 금액을 합산하면 총 55조 2,334억 원에 이른다. 같은 기간 한국은행이 발표한 신규 가계 부채 규모는 약 322조 원으로, 전체 부채의 17%가 신용정보에서 사라진 셈이다.
신용평가 체계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조치로 신용사면 혜택을 받은 사람은 중복 포함 총 807만 7,000명에 달하며, 이 중 117만 명은 2년 연속 사면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가 된 건 단순한 연체 기록 삭제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지난해 신용사면 조치는 그동안 2,000만 원 이하였던 연체 금액 상한선을 5,000만 원으로 상향하고 대상 기간도 기존보다 2배 이상 확대했다.

2024년 조치가 2년 4개월(2021년 9월~2024년 1월)을 기준으로 한 데 비해 2025년 조치는 5년 7개월(2020년 1월~2025년 8월)까지 소급해 적용됐다. 사면 기준이 완화되면서 혜택 대상이 대폭 늘어났다는 분석이다.
또한 개인사업자 대상 연체 상환액도 급증했다. 2024년 신용사면 당시 151억 원에 불과했던 개인사업자 상환액이, 2025년에는 1,217억 원으로 8배 이상 뛰었다.
이에 대해 금융권은 “코로나19 이후 방만하게 공급된 대출이 부실화되자, 일부 자영업자들이 신용사면 혜택을 노리고 상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코로나19 직후 정부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공급한 대출은 최소 100조 원 이상으로 추산된다.
신용사면 제도는 기본적으로 연체자가 일정 금액을 상환할 경우 해당 연체 이력을 삭제해 주는 방식이지만, 사면 횟수나 금액에 대한 제한이 없어 정권마다 정책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면이 반복될수록 신용정보의 신뢰도는 낮아지고, 성실 상환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다”라며 “장기적으로 금융시장의 질서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라고 경고했다. 정부의 사회적 배려 정책이 결국 금융 건전성을 해치는 부작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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