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5000′ 허황’이라던 나경원, 또 말 바꿨다

이재명 대통령의 ‘코스피 5000’ 공약을 “허황된 구호”라고 비판했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실제 지수가 5000선을 돌파하자 “축포는 이르다”며 다른 메시지를 냈다. 과거 대선 당시와는 온도 차가 느껴지는 입장 변화라는 지적이 나온다.
나 의원은 23일 자신의 SNS에서 “코스피 5000 돌파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우리 기업들이 이뤄낸 성과라는 점에서 평가받아 마땅하다”라면서도 “그러나 지수는 뛰는데 원화 가치는 1,500원을 향해 추락하고 물가는 5%를 향해 치솟고 있다”라고 했다. 또한 “국민에게는 체감되지 않는 착시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특히 실물경제의 회복과의 괴리를 강조하며 “지수는 5000인데 왜 국민의 통장은 늘지 않는가. 내 집 마련은 멀어지고 채용은 줄어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확장 재정을 반복하고 각종 쿠폰, 연기금, 세제까지 동원해 지수를 밀어 올리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통화는 이미 풀 만큼 풀려 원화 가치는 추락하고 고환율 효과로 수출기업 실적이 부풀려져 자산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라며 구조적 한계를 짚었다. 나 의원은 “노란봉투법, 중대재해처벌법, 주 52시간제 등 각종 반시장 규제는 강화되고 있는데 정부는 성과를 자화자찬으로 포장하고 있다”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전날(22일) 코스피는 장중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돌파하며 이 대통령의 공약이 현실화됐다. 지난해 5월 대선 당시 코스피 2500선에 머물던 시점에 이 대통령은 ‘코스피 5,000시대’를 언급했고 당시 나 의원은 이를 “신기루”, “허황된 구호”로 표현하며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제 수치가 달성되자 평가 기준이 달라진 듯한 나 의원의 태도는 정치적 메시지의 일관성에 의문을 낳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지수가 오르면 공이 정부에 있는 것이고 떨어지면 탓은 정부라는 식의 이중잣대는 신뢰를 잃게 만든다”라고 꼬집었다.
코스피 5000선 돌파에 대한 논쟁은 단순한 경제 지표 해석을 넘어서 정치권의 정책 평가 방식과 책임 인식 구조까지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의 질적 평가와 함께 이를 둘러싼 정치권의 시각이 단기적 이해관계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나 의원의 발언이 여권 비판을 위한 전략적 발언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대통령 공약의 성공 가능성을 애초에 부정한 만큼 실제 성과가 현실화되더라도 경제 지표 자체를 수용하지 않는 식으로 논리를 이어가는 셈이다. 반면 정치권 일각에선 야당의 건전한 견제 역할로도 볼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의 이면을 들여다보는 비판도 필요하지만, 단기성과를 일괄적으로 평가절하하는 태도는 시장 신뢰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정치권이 수치 변화에 일희일비하기보다 장기적 경제 체질 개선과 국민 삶의 실질적 개선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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