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전’ MB 꺾은 李 대통령…결국 해냈다

대선 때마다 반복되던 ‘코스피 5000’ 공약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장중 5019.54포인트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5000선을 넘어섰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처음 이 목표를 제시한 이후 정권이 네 차례 바뀌는 동안 이루지 못했던 숙원이 이재명 대통령 취임 7개월여 만에 달성됐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돌파를 두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의 분기점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코스피 5000’이라는 수치가 처음 공약으로 제시된 것은 2007년 12월이었다.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서울 여의도 대우증권을 찾아 “임기 중 코스피 지수가 5000까지 가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그날 코스피 종가는 1895.05였다.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은 ‘비즈니스 프렌들리’ 기조를 내세우며 공약 이행에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2008년 10월 코스피는 장중 892.16까지 추락했다.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쳤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임기 말에서야 2000선을 회복하긴 했지만, 목표치인 코스피 5000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며 국정 운영을 끝마쳤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우는 대선 전날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임기 5년 내 코스피 3000 시대를 열겠다”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내내 지수는 1800~2200선에 머물렀다. 이 시기 증시가 박스권에 갇혔다는 의미를 지닌 ‘박스피’(박근혜+코스피)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도 했다.
코스피 3000선을 처음 넘어선 것은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기인 2021년 1월이었다. 당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양적완화와 저금리 기조가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유입으로 이어지며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는 효과를 불러왔다. 다만, 문 전 대통령의 임기 말에는 금리 인상과 유동성 축소로 인해 지수가 다소 하락하며 2610.81에서 마감됐다.

윤석열 전 대통령은 주주환원 강화와 지배구조 개선을 핵심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국정 과제로 제시했다. 그러나 고금리와 글로벌 경기 둔화,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며 증시는 힘을 받지 못했다. 특히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면서 정치 리스크가 다시 증시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를 남겼다.
이재명 대통령은 탄핵 이후 정치적 혼란과 미·중 관세 갈등 속에서 임기를 시작했다. 후보 시절부터 ‘코스피 5000 달성’을 내건 그는 취임사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의 시대로 가겠다”라고 밝혔다.
취임 70일 만에 발표한 국정 과제에도 ‘코스피 5000 시대 달성’이 공식 목표로 포함됐고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이어졌다. 여기에 인공지능 확산에 따른 반도체 장기 호황과 조선·방산·원자력 산업의 동반 강세가 더해지며 지수는 가파르게 상승했다. 그 결과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코스피는 최고가 기준 85.98% 상승하며 5000선을 돌파했다. 취임 7개월여 만에 이룬 성과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실적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지수가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기업 이익과의 괴리가 크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단기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되 중장기 흐름까지 꺾였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시장에서는 향후 글로벌 경기 흐름과 정책 환경에 따라 코스피의 추가 상승 여력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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