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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체 운동해 다리 풀렸다” 119에 귀가 요청

디패스트

 “하체 운동을 해서 집에 못 가겠으니 데려다 달라.”

이 같은 신고를 받은 현직 소방공무원이 신고자에게 “택시를 타라”고 안내했다가 민원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119종합상황실에서 일하는 소방공무원이라고 밝힌 A 씨는 “다양한 신고와 민원을 접하지만, 제게 들어오는 민원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A 씨에 따르면 최근 젊은 남성으로부터 “다리에 힘이 풀려 길에서 주저앉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명료한 의식의 젊은 남성 목소리를 들은 A 씨는 음주 여부를 먼저 물은 뒤 신고 경위를 파악했다.

신고자는 “술을 마신 상황이 아니다. 오늘 하체 운동해서 집에 못 가고 있으니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A 씨는 “119는 응급실 이송은 가능하나 집에 모셔다드릴 수는 없다. 택시 타고 가셔야 한다”고 안내했다. 신고자가 출동 거부 사유를 납득하지 못하자, A 씨는 두세 번 정도 같은 내용을 안내하다 참다못해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당시 A 씨는 “응급실에 가실 게 아니면 부모님께 연락해 보든지, 택시를 타고 가든지 하셔야 한다. 하체 운동하고 집에 못 간다고 119에 신고하시면 어떡하냐. 그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신고자가 “불친절하다”며 A 씨의 관등성명을 물어봤다고 한다.

A 씨는 “제가 불친절했던 건 사실이다. 저 자신도 대화 중에 그렇게 느꼈다”라며 “첫 번째 통화는 그렇게 종료됐고, 약 20분 뒤 집에 들어갔는지 확인차 전화했다. 신고자가 귀가한 것을 확인한 뒤 ‘아까 안 좋게 말해서 미안하다’며 마음에도 없는 사과를 건네고 도망치듯 전화를 끊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며칠 뒤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이 들어왔다. 갑작스러운 회의감이 들기도 하고, 좀 더 지혜롭게 스스로를 컨트롤하지 못해 아쉽기도 하다”라며 “‘앞으로는 이유를 묻지 않고 출동하게 해야 할까?’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성격상 그렇게 하는 것도 마음 편하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론 좋은 일은 아니지만 이 일이 지나가면 제가 좀 더 어른이 되지 않을까 싶다. 감정을 더 컨트롤하고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는 사람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119구급차는 위급한 응급환자의 생명·신체 보호를 위한 목적으로만 운용된다. 심정지·호흡곤란·의식 저하 등 응급상황이나 교통사고·추락·화상 등 중증 외상, 분만 임박 등 사례에만 구급차를 이용할 수 있다.

택시처럼 일반 병원으로 이동하는 것, 단순 통원 치료, 일상적 진료 등 비응급 상황에서의 구급차 이용은 제한된다. 아울러 현행 소방기본법에 따르면 비응급환자의 구급 출동은 거절될 수 있다.

또한 119에 거짓으로 신고해 불필요한 출동을 하게 한 경우, 소방기본법 제41조에 따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의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 다만 신고자의 고의성을 입증하기 어려워 실제 처벌로 이어지는 사례는 제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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