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한대행 초유의 ‘대통령몫 재판관 지명’…국회는 못 막는다?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 지명권 행사는 헌정사 처음이다. 한 대행은 이날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과 이미선 재판관 후임으로 이완규 법제처장,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를 각각 지명했다. 문 대행과 이 재판관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 지명된 뒤 오는 18일 6년 임기를 마친다. 법조계에선 “한 대행의 대통령 몫 지명은 적극적 권한행사라 위헌 소지가 있지만 법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역대 대통령 권한대행의 재판관 임명은 세 차례 있었다. 2017년 3월 황교안 전 권한대행이 이선애 전 재판관 임명, 지난해 12월 31일 최상목 전 권한대행의 조한창·정계선 재판관 임명이다. 이선애 전 재판관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지명 몫이었고, 조·정 재판관은 국회가 12월 26일 선출한 재판관이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 3명을 지명한 전례는 없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권한 범위에 관한 헌법·법률상 명확한 규정이 없기 때문에 법조계에선 ‘현상 유지만 하는 소극적 행사만 가능하다’ ‘국가안보를 위해 군 통수권 행사나 조약 체결 등 적극적 행사도 가능하다’ 등 해석 논란이 분분하다. 헌법 111조는 ‘9인의 헌법재판관은 대통령이 임명한다’(2항), ‘이 중 3인은 국회에서 선출하는 자를, 3인은 대법원장이 지명하는 자를 임명한다’(3항)고 규정한다.
국회와 대법원장이 선출·지명한 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는 것은 현상을 유지하는 소극적 행위여서 권한대행도 가능하지만, 대통령 몫 3인의 임명권 행사까지 행사하는 것은 현상을 변경하는 적극적 행위이므로 불가하다는 게 법조계 다수설이다. 실제 황교안 대행 체제 때 대통령 몫 박한철 전 헌법재판소장이 퇴임했음에도 후임 소장을 임명하지 않았다.
한국헌법학회장을 지낸 임지봉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대통령 권한대행은 현상 유지적인 소극적 권한만 행사할 수 있다는 것이 통설”이라며 “권한대행이 대통령 고유 권한인 임명권을 적극 행사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차진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이론적으로 보면 위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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