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한동훈 만나봐, 난 너무 친해서”…당선 직후 의외의 미션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22년 3월 대선에서 승리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하기 직전 친윤계 핵심 A 의원은 당선인 신분이던 윤 전 대통령과 만났다. 그와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던 A는 의외의 미션을 받았다.
“가서 한동훈을 만나 봐라. 나는 너무 가까워서 공정한 평가를 할 수 없다”는 이유였다. A에 따르면 이렇게 “내가 친해서 객관적이지 못하다”는 이유로 인사 리스트에 올린 사람 중 윤 전 대통령이 주변에 평가를 맡긴 인물은 두 명이었다. 당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과 이상민 변호사. 그 둘은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낙점되면서 실세로 부상했다.
윤 전 대통령이 A에게 내린 또 다른 미션은 “서로 도움이 될 테니 한동훈과 잘 지내보라”였다. 대선판 한가운데서 이미 정권 창출의 경험을 해본 A에게 자신의 최측근과 교류를 하라는 건 무슨 의미였을까. A는 이렇게 해석했다. “대통령은 한동훈도 드라마를 만든다면 차기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본 것 같다.”
윤 전 대통령의 밑그림은 예상보다 빨리 등장했다. 지난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위기감을 느낀 여권은 2023년 12월 국민의힘의 당권을 한동훈 당시 법무부 장관에게 맡겼기 때문이다. 그렇게 혜성처럼 집권 여당의 당수로 등장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앞길은 꽃길보단 가시밭길에 가까웠다.
위원장 취임 직후부터 김건희 여사 특검법 문제로 삐걱거리던 윤·한 관계는 마리 앙투아네트 논란이 불거지면서 최악으로 치달았다. 당시 윤 전 대통령의 격노 전화를 받은 한 전 대표도 물러서지 않다가 결국 전화를 먼저 끊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총선 대패엔 ‘윤·한 갈등’도 작용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한동훈 전 대표는 3개월 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해 60%가 넘는 득표율로 당권을 쟁취했다.
한 전 대표가 비대위원장이 아니라 당 대표가 되고서도 둘의 불편한 기류는 이어졌다. 특히 지난해 9월 한 전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 전 대통령의 만찬 직전 벌어진 일은 둘의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당시 만찬 장소인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 참석자들이 집결했고, 윤 전 대통령이 곧 도착할 상황이었다.
당시 잠시라도 독대해 김건희 여사 문제 등 현안에 관해 긴밀히 대화하기를 원했던 한 전 대표와 달리 윤 전 대통령은 독대를 거부했고, 이 과정에서 양측의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만찬 현장에서도 한 전 대표와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 문제를 두고 언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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