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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서 난동 부리면 진료 못 받는다

이슈야


◇최초로 진료 거부 가능 환자 명시



이번 응급실 운영 지침의 의미는 응급실 의사·간호사가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정당한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는 데 있다. 그동안 응급실 의사가 진료를 거부할 수 있는 사유가 법령이나 정부 지침에도 나와 있지 않아, 의사들은 자기를 때린 난동 환자마저 진료를 했어야 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진료 거부’로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행패를 부리는 환자나 보호자 한 명만 들어오면 다른 환자를 볼 수가 없다. 응급실 진료가 마비된다”고 했다.



◇폭행·협박·모욕 환자 진료 거부 가능

 

정부는 이번 지침에서 “(환자나 보호자가) 응급실 의료진의 처치와 진료를 폭행, 협박, 위계(속임수), 위력(물리·사회적 힘), 그밖의 방법으로 방해하는 경우는 진료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된다”고 명시했다. 환자나 보호자가 의사를 때리거나 협박하면 진료를 하지 않아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뜻이다.
 

◇’응급실 드러눕기’도 안 통해

이어 “응급 의료를 위한 시설·약품 등을 파괴·손상하거나 의료인에게 명예훼손죄, 모욕죄, 폭행죄, 업무방해죄에 해당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든 경우도 정당한 진료 거부 사유”라고 했다.

또 “환자나 보호자가 응급 의료인의 치료 방침에 따르지 않거나, 의료인의 양심과 전문 지식에 반하는 치료 방법을 요구하는 경우도 정당한 진료 거부 사유”라고 했다. 동네 의원이나 중소 병원에서도 치료할 수 있는 경증 환자나 보호자가 대형 병원 응급실에 들어와 입원을 요구하며 버티는 ‘응급실 드러눕기’도 이젠 안 통한다는 뜻이다.

 

◇추석 이틀 전 전격 시행
 

◇맞는 응급 의사 年 500명

응급실 의사들은 “일부 환자들에게 맞거나 심한 모욕을 당하는 건 일상”이라고 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응급실 의료진을 폭행·협박해 검거된 피의자는 2017~2021년 5년간 2610명이었다. 매년 500명 꼴이다. 수사 기관에 입건된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 현장에선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지난 

10

년 간 뭐하다가”




이에 보건복지부는 2020년 폭행·협박 환자의 경우 진료를 거부할 수 있다는 유권 해석을 내놨지만, 구속력이 약해 실효성이 없었다. 난동 환자가 진료를 거부당했다며 민원을 제기하면, 관할 보건소는 며칠 뒤 응급실 의사를 기계적으로 조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이번 지침으로 보건소의 ‘자동 조사’ 관행은 대폭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응급실 의사들도 “정부 지침으로 난동 환자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소모는 줄어들 것 같다” “오랜 숙원이 풀렸다”고 했다. 하지만 또다른 응급실 의사들은 “2010년쯤부터 응급실 폭행 문제가 불거졌는데, 최근 응급실 파행 위기가 번지자 뒤늦게 지침을 만든 것”이라며 “의사들이 맞아가며 진료를 한 지난 10년 간 정부가 뭘 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 지침 내용대로 향후 응급의료법도 개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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